[데스크 칼럼] 박재원 정치행정부장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했다. 충북이 'K바이오 랩허브' 공모 사업에선 아쉽게 탈락했으나 대신 'K-뷰티 클러스터'가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바이오 랩허브 최종 후보지로 인천 송도를 확정했다. K바이오 랩허브는 '모더나'를 배출한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 기관을 벤치마킹한 모델이다. 새로운 혁신 기술을 활용한 감염병 치료제, 백신 등 신약을 개발하는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도록 정부 지원만 2천500억원에 달한다.
충북은 전국 11개 광역시·도 중 5곳으로 압축하는 1차 관문을 통과해 대전, 인천, 경남, 전남과 경합을 벌였으나 2위로 밀려 석패했다. 식약처와 질병관리청 등 6대 국책기관과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가 입주한 생명과학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보유한 바이오 강대 도시인데도 말이다.
심사위원들은 송도에 입지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세브란스병원 등 대기업, 대형병원이 눈에 들었지 국가균형발전과 오송을 국내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선언은 귓등으로 넘겼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자책과 원망으로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도전과 시도가 필요하다. 그 대안이 바로 'K-뷰티 클러스터'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처음 시행할 K-뷰티 클러스터는 생산과 연구·개발, 전문 인재 양성, 전시관 운영 등 화장품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거점 구역이다.
충북은 청주를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구축할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청주 오송·오창은 화장품 제조·판매 기업 116곳이 입주해 이미 집적화를 이뤘고,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화장품의 34.6%(2위)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과 연구기관이 연계할 화장품산업단지가 만들어지고, 화장품 임상연구지원센터도 들어섰다.
또한 화장품·바이오연구소 설립이 추진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화장품 플랫폼도 구축된다. 이 중 연구소는 각종 장비를 도입해 화장품·바이오 기업의 제품 개발과 상용화 실증을 지원한다. 헤어, 메이크업, 네일아트 등을 교육할 국제 K-뷰티스쿨도 오송에 만들어지고,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청주전시관도 같은 곳에 생긴다.
정부에서 지정 요건으로 내세운 '생산' '연구·개발' '전문 인재 양성' '전시관 운영' 4박자를 모두 갖춘 곳이 바로 청주다. K-뷰티 클러스터 구축에 전혀 손색이 없지만, 이 또한 경합이다. 전국 자치단체마다 뷰티 클러스터를 유치하려고 공을 들인다. 그래서 이 또한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화장품·뷰티' 하면 당연히 충북인 만큼 더는 물러설 곳도 없고, 양보해서도 안 된다는 생각으로 유치에 혼신을 다하길 바란다. 바이오에서 구긴 자존심, 뷰티에서 되찾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