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김미정 세종정부청사 담당 부장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neither fish nor fowl."

국토교통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최종안에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노선이 빠진 것을 두고 국토부 한 간부공무원이 표현한 결론이다. 성공 이라고도 할 수 없고, 실패 라고도 할 수 없는 결과 라는 것이다.

지역민들도 아리송하긴 마찬가지다. 청주에 지하철시대가 오는 건지 안오는 건지 명확한 답이 없다. 지역 정가·관가는 "청주도심 통과 광역철도가 대안 중 하나로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된 것은 기적"이라며 환영입장을 줄줄이 내놨다. 자칫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된 줄로 착각할 정도다.

청주시와 충북도가 원했던 청주도심 통과 노선의 국가철도망계획 반영은 '실패했다'는 것이 팩트다. 아쉽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것이 팩트다.

국토부는 지난달 29일 2021~2030년 투자계획을 담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충청권 광역철도망(대전 반석∼세종∼청주공항)의 청주도심 통과 노선을 제외했다. 다만 국토부는 "오송~청주공항 간 노선계획은 향후 사업추진과정에서 두 가지 대안에 대해 경제성, 지역발전 영향 등을 고려해 최적 대안으로 검토·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혀 사실상 '유보'를 표명했다. 두 가지 대안이란 기존 충북선 활용 또는 청주도심을 통과하는 '오송∼청주공항' 노선 신설을 말한다.

국토부의 '유보' 결정에 대해 냉철하게 볼 필요가 있다.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는, 향후 검토·추진 일정에 대한 국토부의 구체적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막연하게 '나중에 검토해볼게' 식은 희망고문이나 다름없다.

국토부의 보도자료를 보면 속내가 더 명확하게 보인다. 총 21쪽으로 작성된 보도자료 및 참고자료에서 청주도심 통과 광역철도 노선은 단 한 번 언급됐을뿐이다. 그 마저도 참고자료 중 '질의응답' 코너에서 9개 질의 중 맨마지막에 올라와 있을 뿐이다. 그대로 옮기자면 이렇다. '청주시, 충북도에서 청주도심을 통과하는 광역철도 노선 신설을 지속 건의했는데, 반영되지 않은 것인지?'라는 질문에 대해 '대전 반석~세종청사~조치원 구간을 신설하고, 오송~청주공항간 구체적인 노선계획은 향후 사업추진 과정에서 2가지 대안에 대해 경제성, 지역발전 영향 등을 고려해 최적대안으로 검토·추진 할 계획임'이라는 답변이 전부다. 질문과 답변을 다 합해도 100자가 되지 않는다.

김미정 세종정부청사 담당 부장
김미정 세종정부청사 담당 부장

두번째 포인트는 실현가능성이다. 청주도심 통과 노선 신설에는 2조원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한데 최종안에도 담지 못한 사업을 차후에 넣기가 수월할까 하는 점이다. 국토부는 보도자료에서 "철도망계획에 포함되었다 하더라도 사업추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확정안도 실제 추진까지 어려움을 예고한 마당에 2조원의 재정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노선을 추가시킬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 실제로 제3차 국가철도망 계획의 경우 실제 추진에 들어간 사업은 절반에 불과하고, 제4차 계획에는 총 119조8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다시 냉철하게 바라보자. 청주도심 통과 광역철도 '유보' 결정을 충북에서 환영하고 있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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