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규제 고통 공감… '특별법 제정'으로 지역소멸 막는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충북도
김영환 충북지사가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충북도

[중부매일 신동빈·김진선 기자] 충북에서 나고 자란 김영환 충북지사는 대청호 건설 이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주민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지, 얼마나 큰 차별을 받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대청호 건설은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유학을 떠날 즈음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40여 년의 시간이 흐르고 청년 김영환이 충북지사가 돼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의 문의면은 그의 학창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청댐 건설 당시 정부는 문의면 주민들에게 '관광지로 조성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청남대가 들어서면서 이 사업이 유명무실해졌다. 대청댐 건설이라는 국가시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주민들에게 큰 실망과 피해를 안겨준 셈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후 특별대책지역을 추가 지정하는 등 중복규제를 했다. 문의면은 일반주택 하나 자유롭게 지을 수 없는 땅으로 바뀌었다. 카페는 물론이고 숙박업, 축산업, 어업 활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10조원 이상으로, 지역소멸 위기를 불러온 원인이 됐다."

올해 초 충북도지사 선거를 준비하면서, 문의면 주민들의 고통을 공감한 김 지사는 이들이 더 이상 홀대받지 않도록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임기동안 불합리한 규제를 개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1호 공약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이다. 취임 초 연구용역 중단 등 논란이 있었지만, 김 지사는 발품행정으로 사업이 차질 없이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을 1호 공약으로 발표한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 7월 1일 자신의 취임식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진행했다. /충북도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을 1호 공약으로 발표한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 7월 1일 자신의 취임식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진행했다. /충북도

"연구용역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공직자, 현장, 그리고 세계적 사례와 경험을 바탕으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공감대 형성과 역량강화를 위해 7~8월 민간전문가 특강을 진행했고, 대정부 성명서 발표, 국회의원 공동기자회견, 바다 없는 충북 지원 특별법 제정 추진 등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또 다양한 사업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민관위원회를 구성했고, 레이크파크 전담팀도 만들어서 현 제도권 내에서 실행 가능한 사업을 발굴 중이다."

김 지사가 밝힌 사업추진 과정 중 가장 핵심은 '특별법' 제정이다.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으로 모든 개발행위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상황에서, 규제완화를 위한 법률 개정이 없이는 대청호에서는 카페 하나 새로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최근 구성된 입법추진위원회를 통해 법안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도민과 국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도의원, 학계, 충북연구원, 도·시·군 부서장 등으로 구성된 입법추진위원회가 법안제정 근거 및 타당성에 대한 논리를 만들고 있다. 법안이 나오면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국회 법안 통과를 위한 과정을 밟아나갈 생각이다. 상임위 심의, 법사위 심의 등 여러 절차가 남아있지만 이 법이 통과되면 충북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별법은 올해 내 발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충북도
김영환 충북지사가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충북도

지사의 공약이 현실화된다면 대청호는 4년 후 호수관광의 새로운 매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수자원 규제와 교통망 단절로 악화된 지역 정주여건 개선에 따라 문의면 지역으로의 인구유입, 일자리 창출 효과로 지방소멸의 위기 극복은 물론, 관광·문화·과학·산림·교육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융복합사업 발굴 추진이 가능하다.

"춘천시는 '의암호를 개발해야 자연을 지킬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 호수관광을 발전시킨 성공적인 사례다. 관련 규제를 하나하나 풀어낸 끝에 삼악산케이블카, 레고랜드 조성 등 도시의 랜드마크를 만들어낸 점은 충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충북의 레이크파크 구상도 생태환경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환경을 지키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정책을 만들 것이다. 자연친화적 방법으로 친수공간을 적극 활용, 국가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막대한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스위스와 네덜란드의 모습을 충북에도 만들어낸 것, 그것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의 최종목적지다. 757개의 호수와 백두대간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더 살기 좋은 충북' 프로젝트를 위해 도민 여러분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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