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바라보는 세상풍경
김정호 시민기자(청주시 상당구 명암로)

전세계 동물원들이 앞세우는 동물원의 가장 큰 역할은 멸종위기종 보전이다. 그냥 두면 자연에서 사라질 동물들의 보전에 대해 연구하고 그 과정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최적의 장소가 동물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종보전은 동물의 개체수 증가뿐아니라 자연 서식지로 확장될때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멸종위기종에 대한 동물원의 교육적 기능은 야생동물을 인간이 아닌 동물들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서식지 보호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게 한다. 그러나 알고보면 많은 동물원들의 종보전 활동이라는것이 전시 할 동물을 생산해서 체험을 통한 호기심 충족에 그칠때가 많다.

시베리아 호랑이나 표범은 서식지에 불과 몇백마리밖에 남지 않는 멸종위기종이다. 동물원에서 태어난 이런 새끼 맹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귀엽던 새끼 는 덩치가 커지고 인기도 예전만 못하게 된다. 또 위험한 맹수로 분류되어 잘 안보이는 동물원 뒷편에서 여생을 보내거나 열악한 곳으로 보내 질 가능성도 있다. 당장만 좋은 계획없는 번식은 동물들의 안녕을 보장 할 수 없다.

다행인 것은 요즘들어 시민들이 동물원 동물복지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한없이 출산하는 동물들은 밀집사육으로 스스로의 복지를 저해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중성화 수술이 권장되지만 야생동물의 중성화는 개나 고양이와 다르게 마취 등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정소가 몸 안에 있고 물에 사는 물범같은 해양포유류는 수술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다. 또한 야생동물의 중성화는 영구 피임으로 성격이나 무리내 서열상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되돌릴 수 있는 피임법 개발이 필요하다.

얼마전 청주동물원에서는 몸안에 정소를 지녔고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에 대해 피임제 삽입술을 하였다. 정기적인 호르몬 검사를 통해 피임이 실제 이루어지고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과거 동물전시가 주였던 동물원들이 지금은 멸종위기종의 보전과 복지 둘다를 이루어내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야 할때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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