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 기반 플랫폼 상용화… 디지털 취약계층 불편 해소

무피의 정종현 대표. 충북기업진흥원은 2022년 청년창업우수기업에 무피를 선정했다. /박건영
무피의 정종현 대표. 충북기업진흥원은 2022년 청년창업우수기업에 무피를 선정했다. /박건영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몇 년 전부터 국내 사회·경제 전반에 '무인화'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이후 코로나19까지 거치며 두 집 건너 한 집에는 판매원이 없는 무인점포들이 차지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키오스크(무인단말기), 서빙 로봇 같은 비대면 서비스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처럼 가파르게 성장하는 무인 시장 속에서 한 대학생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키오스크 결제'에 집중했다. 바로 충북 청주에 있는 '무피'의 정종현 대표다. 무인화 바람을 타고 충북기업진흥원의 2022 청년창업 우수기업에 선정된 무피를 직접 만나봤다. /편집자

 

기존 키오스크 불편함을 해소하는 '무피'

무피는 무인매장 키오스크 O2O(Online-to-offline) 플랫폼 상품을 만드는 신생 스타트업이다. 무피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은 키오스크 결제를 대신하고, 데이터는 저장·기록할 수 있다. 이 앱을 통해 기존 키오스크에서는 하지 못하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키오스크를 통해서는 몇 명의 소비자들이 무인매장을 이용했는지, 어떤 사람이 이용했는지 등 주 수요층을 파악하기 어렵다. 또 정보를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무인사진관에서 찍은 사진은 몇일 내에 서버에서 삭제돼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회사는 소프트웨어 형태 서비스를 개발해 업체에 제공, 고객 관리를 돕는다. 회원제 서비스인 'MUFI'앱으로 소비자들을 관리하면서 어떤 브랜드나 서비스를 선호하는지 등 정보를 수집해 재방문율을 높이고, 회원들은 연동된 다른 키오스크에서 사용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MUFI 앱에 결제정보를 등록하면 키오스크로 직접 결제하지 않아도 앱 내부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키오스크의 QR코드를 찍으면 앱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현재 무피는 무인사진관에 들어가는 포토 키오스크 전용 플랫폼을 구축했고, 앞으로 식당이나 여러 업종으로 확산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역발상'

"저희가 구축하고자 하는 플랫폼은 디지털 취약계층의 불편을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겁니다."

정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키오스크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게 된 하나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부모님과 함께 음식점을 방문했는데,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목격했다. 정 대표는 "부모님이 고학력자임에도 불구하고, 키오스크 사용에 애를 먹는 모습을 보고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MUFI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모습. /박건영
MUFI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모습. /박건영

무피가 개발하고자 하는 QR코드 기반 키오스크 플랫폼은 이러한 불편함을 덜어낸다. QR코드를 통해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키오스크의 복잡한 주문·결제 방식을 간소화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취약계층이 QR코드 사용방법을 익히게 돼 이질감이 줄어들었다는 계산도 포함돼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정보화 취약계층을 위한 키오스크 시스템 개발'이라는 논문을 작성했던 경험도 있다.

이와 관련해 디지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직접적으로 교육하는 활동도 구상중이다. 노인정이나 시니어 교육센터 등에 가서 키오스크 사용법 등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전통시장을 살리는 방법이 '키오스크 도입'이라는 역발상도 내놓았다. 키오스크가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꺼려하는 이유를 해소해 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소비자들을 피로하게 하는 무분별한 호객 행위와 정가에 대한 정보 부족 등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전통시장 키오스크에 회사의 플랫폼이 더해진다면 청년들과 노인들이 함께 찾는 전통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대학생들이 일궈내는 스타트업

무피를 이끄는 정종현(25) 대표는 서원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구성원도 모두 대학 선·후배나 동기들로 이뤄져 있다. 무피의 핵심 기술 역시 친구들과 구상해냈다. 무인사진관을 방문하면서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이상한 사용 패턴이 있다는 것을 포착해내면서부터다.

무피의 정종현 대표. 충북기업진흥원은 2022년 청년창업우수기업에 무피를 선정했다. /박건영
무피의 정종현 대표. 충북기업진흥원은 2022년 청년창업우수기업에 무피를 선정했다. /박건영

정 대표는 "무인사진관을 이용한 소비자 대부분이 키오스크 화면에 떠 있는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다시 촬영하는 점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또 무인점포의 고질적인 문제인 키오스크로 결제를 한 뒤 카드를 놓고 나가는 문제점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초기에는 키오스크의 작은 문제를 보완하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이후 조사를 하다보니 생각보다 큰 규모의 무인점포 시장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2022년 4월 무피를 설립했다. 최근 대학교 축제에 참여해 첫 매출을 기록하며 여러 학교나 기관으로 확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 또 직원들과 힘을 합쳐 키오스크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아직은 부족한것이 많지만 QR코드 기반을 통한 플랫폼을 상용화해 상인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디지털 취약계층의 어려움도 해소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들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혁신하겠다고 뛰어들고 있다 "며 "그 속에서도 남녀노소 모두가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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