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여파가 정치권을 넘어 사회적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은 총선을 석달 여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예의 주시하며 입단속에 나섰지만, 일부 정치인과 유튜버,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확대 재생산된 주장이 뉴스로 속속 전해지면서 본질을 넘어 적대적 진영 대결구도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 2일만 하더라도 여야는 이구동성으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 철저한 수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일부 극우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번 사건이 "정치적 쇼", "자작나무(자작극)일 가능성" 등 무분별하게 표현을 써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청래 의원은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테러도 규탄하고 처벌해야 하지만 가짜뉴스로 2차 가해, 2차 테러를 가하는 자들도 흉악범 못지않게 발본색원해야 한다"며 법정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도 "국민들이 빠른 쾌유 비는 게 그게 옳은 태도이지 엉터리 없는 루머만 난무하는 것도 그렇고, 이게 총선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논한다는게 참 그렇다"고 비판했다.

여야를 떠나 중진급 인사들의 이 같은 발언은 피의자의 과거 당적까지 추적해 가며 모종의 '음모론'이나 '배후설'을 제기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다.

사건이 발생한지 이틀도 되지 않아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시작된 주장들이 일부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된 소식들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과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또 다시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사건 본질과는 관련없는 발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찰 조사 발표가 채 나오기도 전부터 '자작극'이라는 표현부터 '예고된 사건', 심지어는 '살인 예고'라는 거친 표현까지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호불호를 떠나 지나친 진영논리에 갇히게 되면 상대방을 악마화하고 또 적으로 규정하게 된다. 확인되지 않은 소식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호도되고 확산될 경우, 또 다른 극단적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대표 피습 사건은 이유를 불문하고 법치국가에서 있어서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다. 보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평가를 해도 늦지 않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 또한 신중한 태도와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아무리 개인적 의견이라도 사건의 본질을 넘어선 예단과 주장은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된다.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무분별한 주장의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 불안감과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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