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서 ‘선당후사’ 결정 속 고배
내년 지방선거 통해 정치적 재기 모색
[중부매일 황인제 기자] 지난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했던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양승조 전 충남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재기에 도전한다.
허태정 시장은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현 대전시장)에게, 양승조 지사는 김태흠 후보(현 충남지사)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그렇게 지방선거에서 잠시 한 발 물러섰던 두 사람은, 이후 지난 4·10 총선을 통해 다시 한번 정치적 재기를 시도했다.
두 사람은 이때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선당후사(先黨後私)’의 대원칙에 공감했지만, 이를 실현하는 방법에서는 각기 다른 결정을 내렸다.
아쉽게도 결과적으로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양승조 전 충남지사 모두 총선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당을 위한 헌신과 도전의 정신은 같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허태정 전 대전시장은 당시 대전 유성(을)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 운동에 한창이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영입 인재인 황정아 박사를 유성(을) 선거구에 전략공천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허 전 시장은 “민주당의 가치를 사랑하고 그 속에서 커온 저는 저의 출마보다 민주당의 승리를 우선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후방에서 당의 승리를 지원하겠다는 ‘선당후사’의 결정이었다.
허 전 시장은 영입인재 황정아 박사의 유성(을) 출마 희망과 서구(갑) 출마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여러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정치적 재개를 다음으로 미루고 당을 위한 헌신을 택했지만, 총선 승리의 기쁨을 직접 누리지는 못했다.
반면, 양승조 전 충남지사는 허 전 시장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충남 천안(을) 출마를 준비하던 양 전 지사 역시 ‘선당후사’를 강조했다. 그 또한 “정치를 시작한 천안에 남고 싶지만, 당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며 “전적으로 당의 입장을 따를 것”이라는 뜻을 확고히 밝혔다.
당시 양전 지사는 천안(을) 지역에 이재관 전 소청심사위원장의 전략공천이 이뤄지면서, 험지인 홍성·예산 출마를 하게 됐다.
홍성·예산은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으로, 지역구가 통합된 이후 줄곧 보수 정당이 승리했던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곳이다.
양 전 지사는 천안(을) 선거운동을 중단하며 당의 결정에 따라 지역을 옮겼지만, 결국 쉽지 않은 험지에서의 도전은 총선 당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는 당을 위해 어려운 길을 택하겠다는 의지는 높게 평가받았으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이렇게 지난 총선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선당후사’를 실천했던 허태정 전 시장과 양승조 전 지사는 이제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다시 한번 지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허 전 시장은 총선 불출마를 통해 당의 전략적 판단을 수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선거에서는 지역 밀착형 리더십과 정책적 역량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양 전 지사는 험지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던 헌신적인 이미지를 내세워, 다시 한번 지역 발전을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재도전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내년 지방선거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