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 이유 밝혀

박찬욱, 봉준호, 윤제균, 최동훈, 김지운, 이명세 등 국내를 대표하는 유명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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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 감독은 "불법다운로더들이 고전 예술 영화를 어디서 보냐고 항의했을 때 아무 말도 못했는데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건립되면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독특한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올해로 서울아트시네마 창립 10년째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시네마테크 전용관 하나 없는 실정. 박찬욱 감독을 주축으로 한 유명 감독 및 영화인들은 2006년부터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통해 서울아트시네마를 지원해 오기도 했다.

실제 2008년 영화진흥위원회와 서울시의 실질적인 자금 지원으로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이 구체화 됐지만 영진위원장 교체와 함께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추진위원회 발족식은 좀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용관 건립을 위해 유명 감독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전월세에서 지낼 때 항상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런데 시네마테크도 번듯한 보금자리 없다는 게 부끄럽다"며 "시네마테크는 한 나라 영화 산업의 자존심이다. 서울에 없다는 데에 반성한다"고 밝혔다.

윤제균 감독은 "영화관이 일반 서점이라면, 시네마테크는 도서관과 같다. 일반 서점도 필요하지만, 도서관 또한 꼭 필요하다"고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건립 이유를 역설했다.

김지운 감독은 "좋은 영화를 어떻게 봐야할지 몰라 무작정 유럽에 갔다. 프랑스의 시네마테크에서 100여편의 영화를 봤다"며 "좋은 영화를 통해 영혼이 더 나빠지지 않은 경험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은총의 공간이자 인생의 공부방이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이날 발족식에는 사회를 본 정윤철 감독을 비롯해 박찬욱, 이명세, 봉준호, 김지운, 이경미, 윤제균, 류승완, 최동훈 등이 참석했다. 또 이들 감독들은 자신 영화의 필름 프린트를 기증해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에 힘을 보탰다.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나홍진 감독도 '추격자' 필름 프린트를 기증했다.

한편, 박찬욱, 최동훈, 봉준호, 류승완, 김지운 등 스타 감독들이 감명깊게 본 영화를 추천, 소개하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15일 개막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이번 영화제는 2월 28일까지 총 36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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