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 괴산 사리면 현지 르포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앞으로 농장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 지 답답합니다."

 


충북 충주에 이어 구제역이 발생한 괴산군 사리면 축산농가들은 4일 침통한 분위기속에서 지역 축산기반 붕괴를 우려하며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사리지역 축산농가들은 우려했던 구제역이 발생하자 가축이동을 제한하고 자가 축사소독을 강화하면서 더 이상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제역이 발생한 축사로부터 약 1㎞ 떨어진 사담리에서 1천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권모(64) 씨는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안동에서 구제역 발생 이후 매일 자가소독을 실시하고 농장 진입로에 생석회를 뿌리는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는 데 막상 인근 축사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눈 앞이 막막하다"고 넋두리했다.

또 다른 농민도 구제역 발생 소식에 "돼지 구제역은 바이러스 전파력이 소보다 휠씬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제역 발생 농장 반경 3㎞ 이내에 돼지축사가 몰려있어 지역 축산기반이 붕괴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탄식했다.

방역당국은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사리면은 청안면과 함께 군내 돼지 9만1천여마리중 절반이 넘는 4만6천여마리가 사육되고 있는 돼지축사 밀집 지역으로 구제역이 확산될 경우 파장이 상당해 눈보라와 영하의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사리면은 2만5천여 마리의 돼지가 집단 사육되고 있는 증평군 도안면과도 거리가 5㎞에 불과해 방역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괴산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6시께 사리면 방축리 장모 씨 돼지축사에서 코와 젖꼭지에 수포가 발생한 채 폐사한 돼지 10마리의 시료를 채취,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 조사를 의뢰한 결과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군은 4일 비상근무 체제로 돌입하고 구제역 발생 농가에서 사육중인 돼지 2천700여 마리와 반경 500m 내 한우 35마리, 돈사 인부가 사육중인 소 20마리 등 돼지와 한우 총 2천755마리를 살처분해 매립했다.

또 구제역 발생 농장을 지나는 사리면 3거리∼증평읍 도안면 석곡2리 마을입구간 34번 국도의 차량통행을 통제하고 감염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반경 10㎞ 이내 한우 2천624마리, 젖소 180마리, 육우 80마리 등 소 2천884마리에 대해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살처분 대상인 반경 3㎞ 이내 위험지역 17농가의 돼지 1만9천300여 마리에 대해서는 방역당국의 지시에 따라 추가 살처분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군 관계자는 "충북도 등과 협의해 추가 살처분 대상지역과 가축의 범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제역이 발생한 사리면 방축리는 괴산군과 괴산친환경양돈 영농조합법인이 자원순환형 농축산업 구축을 위해 30억원을 들여 하루 1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 예정지며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사업 추진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한기현 / 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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