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현철 디지털미디어부 기자

수해 복구작업을 외면하고 유럽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조기 귀국한 박봉순(자유한국당), 최병윤(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이 20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사죄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께 송구스럽다. 사퇴요구는 고민해보겠다"라며 사죄의 뜻을 밝히고 있다./신동빈

충북지역의 떠들썩한 물난리에도 유럽연수를 떠난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김학철(충주1), 박한범(옥천), 박봉순(청주 가경·강서동), 최병윤(음성)의원 등 4명이 모두 귀국했다. 지난 18일 연수를 떠난 뒤 나흘만이다.

이번 유럽 연수로 인한 파문은 출국한 4명의 의원과 그렇지 않은 2명의 의원으로 명암이 뚜렷이 나뉘어 졌다. 지난 20일 조기 입국한 최병윤 의원과 박봉순 의원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모든 비난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말과 동시에 고개 숙여 용서를 빌었다. 최병윤 의원이 대표로 회견문 낭독을 마치기 무섭게 출국하지 않은 두 의원에 관한 질문이 빗발쳤다. 두 의원은 연철흠 의원의 경우 연수를 추진하던 3월부터 불참을 표했고, 수해복구로 인해 불참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또한 이언구 의원에 대해서도 수해복구가 아닌 요통, 허리 통증 등을 이유로 출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4명의 의원에게 전했다며 당시의 당혹감을 표했다.

이번 연수는 참여의사를 밝혔던 5명의 소속 의원 중 3명이 찬성하면서 어쩔 수 없이 강행하게 됐다는 것이 출국한 의원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찬성한 의원의 명단 공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떳떳하다면 밝힐 수 있을 것이고, 떳떳하지 못하더라도 드러내는 것이 진정한 뉘우침일 것이다. 의원들 스스로가 용서의 기회를 져버린 것이나 다름없는 행동이었다.

이어서 지난 22일 김학철 의원과 박한범 의원도 귀국한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두 의원도 지난 두 의원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사죄', '속죄', '용서'라는 말을 쏟아냈다. 특히 레밍 발언에 대해 '인터뷰임을 자각하지 못했다'는 답변은 국민들을 더 큰 분노로 휘감게 했다. 어떠한 변명에도 국민 비하 발언은 숨겨질 수 없고 출국한 4명의 의원을 향한 질책도 멈춰지기 힘들다.

연현철 기자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 자신을 향한 비난의 화살도 감수하는 것이 공직자의 자세다. 결국 두번에 걸친 4명 의원의 사죄회견은 기자회견문을 그대로 읽은 것에 불과했다. 이로써 신뢰에 등 돌린 이는 도민이 아니라 결국 의원들 자신이라는 것이 명명백백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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