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농업의 블루오션 곤충산업] 15. 전남의 곤충산업

변한석 대표는 미개척 분야로 농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풀무치를 키우고 있다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함평 나비축제로 유명한 전남은 경북 예천과 함께 국내 곤충 산업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곤충을 활용한 관광산업은 물론이고 식용곤충과 애완곤충산업까지 미래 농업의 블루오션으로 곤충의 산업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2017국제농업박람회의 학술행사로 마련한 제1회 국제곤충산업 심포지엄이 큰 화제를 모았고, 전남 곡성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한국유용곤충연구소는 해충 방제를 위한 천적 곤충 연구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 편집자

전남농업기술원은 올해 2017국제농업박람회에서 식용곤충 산업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학술행사로 제1회 국제곤충산업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재)전남국제농업박람회가 주최하고 전남농업기술원과 (주)케일이 주관한 국제곤충산업심포지엄은 캐나다 엔토모 팜(Entomo Farms), 미국 차풀(CHAPUL), 캐나다 씨푸 푸드(C-fu Food) 등 해외 유명 식용곤충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며 높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남대 등이 참여해 세계 각국의 곤충산업 관련 정책과 기술, 국내 곤충산업 정책 및 산업 육성계획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세계 환경문제와 식량난, 그리고 식용곤충식'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는 등 심포지엄 현장에서 공유한 정보를 바탕으로 세계곤충식량기구(WEIFO) 발족을 위한 글로벌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변한석 농업회사법인 황금메뚜기 대표가 메뚜기의 난괴를 살펴보고 있다

김성일 (재)전라남도국제농업박람회 대표이사는 "올해 행사가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식용곤충 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국내 식용곤충산업을 이끌 CJ제일제당, 대상, 대한사료에서 행사를 후원하는 등 곤충 사육 농가와 함께 판로 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며 고무적인 평가를 받았다.

제1회 국제곤충산업 심포지엄이 식량난에 대한 대책으로서의 식용곤충 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전남 곡성에 위치한 한국유용곤충연구소는 무한한 자원으로서의 곤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곤충전문가로 구성된 연구기업인 한국유용곤충연구소(kbil.co.kr)는 지구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무한한 자원으로서의 곤충 가운데 인간에게 유용한 곤충을 선별해 해충 방제와 문화적 활용, 식용 내지 약용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해충 방제를 위한 천적 곤충 연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연구소이다.

2017 국제농업박람회 현장

이곳에선 최근 곤충의 '산업화'를 목표로 애완용 곤충 시장을 넘어 해충 방제와 식용 곤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능성 사료 원료, 의약용까지 유용곤충의 산업화 가능성을 현실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자연생태공원 조성, 유효한 천연 신물질을 추출해 합성하는 것으로 목표로 국내 최초의 파리천적 상품을 개발해 시판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24회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남도음식 경연대회에서 식용곤충을 활용한 음식이 일반부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담양 남도예담은 기존 떡갈비에 단백질 함량이 높은 '고소애'를 분말 형태로 가미해 '담양 고소애 떡갈비'를 출품했고 독창성과 맛에서 호평을 받으며 전남도지사 상을 받았다.

그런가하면 전남에서 곤충을 기르는 농가 70여명이 전남곤충자원연구회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전남곤충자원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변한석 농업회사법인 황금메뚜기 대표는 "풀무치는 미개척 분야로 농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며 "혐오감이 적은 메뚜기와 풀무치를 미래의 친환경 고품질 식량대체 자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6차산업형 치유농장을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남지역의 곤충산업화 전략은 민관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원모델을 만들고 과제를 해결해나간다는 점에서 이제 막 곤충산업 육성에 나선 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획취재팀

"영양·건강식으로 특성화해 틈새시장 개척해야"

황규철 충북도의회 의원

황규철 충북도의회 의원

"곤충은 최근 농업분야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학습용, 식용, 환경정화용 등 산업적 측면에서도 발전하면서 곤충재배 농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충청북도가 다른 지자체보다 곤충산업을 선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소속 황규철 의원은 충청북도가 곤충사육 농사를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해 곤충농가 육성, 생산 장비 보급, 시설현대화 등 다양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며 효과적 유통과 판매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82가구였던 곤충농가는 현재 124가구로 증가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계획이어서 실효서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황규철 의원이 제시한 해결 방안은 모두 네 가지다. 첫째, 사육된 곤충의 판로개척을 위해 식품 등에 첨가할 수 있는 곤충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프랑스의 경우 초콜릿 등에 곤충 함유량이 약 14% 정도 첨가되는 반면 우리는 약 2%이내로 매우 낮은 실정입니다. 그 비율을 높일 경우 식용곤충의 공급과잉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식용곤충을 특화시키기 위한 지속적 연구 활동과 다양한 수요처 개발도 과제로 지적됐다.

황규철 의원은 "곤충을 이용한 군인들의 영양식이나 입원 환자들의 건강식으로 특성화시켜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식품안전관리인정기준(HACCP)을 도입해 철저한 인증제도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살충제 계란으로 국민들이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식용곤충 분야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한 인증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러 과제 중에서도 곤충의 소비 유통구조를 만드는 일은 가장 시급한 일로 꼽힌다.

"아무리 좋은 곤충을 많이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와 유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수익과 연결될 수 없습니다. 충북의 곤충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자, 행정, 학계, 연구 기관 간에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행정에서 예산지원과 곤충산업의 조정 역할을 해야 합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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