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일이 다가오면서 유권자들에게는 궁금한 점이 많이 생겼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부동층 비율이 아직도 20%대에 달하는 것으로 보아, 유권자들에게는 어떤 근거를 가지고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하는 문제가 큰 숙제이다. 여기에 대해 필자 나름대로 답을 해보기로 하고, 먼저 요즘의 정치 상황과 관련하여 독자들과 함께 논의할 몇가지 관심사항을 생각해 본다.
 관심사의 하나는 정치권에서 왜 젊은 사람을 좋아할까 하는 문제이다. 큰 정당은 모두 젊은 지도자들이 선거를 이끌어가고 있다. 정동영 의원과 박근혜 의원이 갓 50을 넘긴 나이이고, 추미애 의원은 50이 되려면 한참 더 시간이 지나야 한다. 그런데 이들이 나서면 시민들이 지지해줄 것이라는 근거는 무엇일까.
 이들에 대한 지지는 정보화 시대에 경직된 관료제적 위계사회의 불합리성을 깨닫는 사람들이 변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이 보편화되어 감에 따라, 비기득권 층인 대중에게는 젊은 나이가 선호 기준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관심사항은 자민련의 몰락과 민주노동당의 약진이다. 여론조사를 보면 충청지역 기반을 가진 자민련은 단 한석의 당선자도 내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지역구 의석은 물론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정당지지투표를 통해 비례대표의석 획득도 확실한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도가 붕괴되고, 사회계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선거기준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이번 선거에서는 여러 부분에서 예외적 상황이 나타난다. 후보자들에게 돈을 지출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과, 정치신인 중심의 선거구도도 새로운 현상이다.
 전통적으로 강자들이 당선되는 선거에서, 이번에는 반대로 약자, 혹은 신인들이 다수 당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돈이 많은 후보가 돈을 지출하지 못하고, 지명도가 높은 현역의원이 변화되어야 할 구태의 인물로 분류되어 유리한 여건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40여석에 불과했던 열린우리당이 지금으로서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는 열린우리당이 기성정치인의 재당선 당위성을 부정하는데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탄핵정국 전개가 가장 주요한 이유가 된 것 같다.
 결국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는 지금까지 발생한 정치변화 양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와 연결된다. 선거란 평소 정치가 잘 이루어져 왔는지에 대해 책임을 묻는 절차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불만이 있다면, 그 원인을 찾아 여당, 혹은 야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보화 시대의 세대변화 양상이 못마땅하다면, 나이들은 후보를 선택하면 된다. 불안정한 정치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정당을 반대하는 것도 대안이다. 또한 지역구도를 여전히 선호한다면 개방적이거나 계층 의존적인 정당 선택을 외면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모든 보수정당들도 젊은 지도자를 선출한 사실에서 보듯이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유권자들도 현대사회의 개혁구도를 선호하는 것이 바른 방향일 것이다. 다만 지나치게 집권화되는 선거 결과를 견제할 것인가, 탄핵정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옳은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유권자 개인의 선택이다. /김 도 태 충북대정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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