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초반 프로야구에서 유례없는 ‘타고투저(打高投低)’로 투수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타자는 외국인선수와 토종을 가리지 않고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고 이들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매 경기 소나기처럼 터지는 안타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깊은 한숨을 몰아쉬고 있는 것.
 올해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심각한 타고투저가 여실히 드러난다.
 27일까지 총 83경기가 진행된 가운데 8개 구단 타자들이 펜스를 넘긴 홈런수는 180개로 지난 시즌 같은 경기의 125개보다 무려 55개가 많고 안타와 득점도 올해 1천579개와 894득점으로 지난 시즌의 1천342개와 630득점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전체 팀 타율 역시 지난 시즌 0.246에서 올해 0.276으로 껑충 뛰어올랐고 볼넷도 514개에서 642개로 훨씬 많아졌다.
 반면 투수들은 타자들의 불붙은 방망이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투수들의 전체 팀 방어율은 지난 시즌 3.49에서 올해 4.85로 치솟았으나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삼진수에서는 지난해 1천45개와 올해 1천83개로 큰 변화가 없었다.
 특히 지난해 완봉 경기가 19차례 나왔지만 올 시즌은 고작 5차례에 그쳐 투수들이 타자들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음을 대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56홈런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던 이승엽(롯데 마린스)이 일본으로 진출했음에도 토종과 용병을 가리지 않고 타자들의 방망이가 불을 뿜는 데기인한다.
 박종호(삼성)가 연속경기 안타행진을 릫39릮에서 멈추기 전까지 시원한 안타 소식을 전했고 박경완(SK)도 지난 20일 한화전에서 대포 2방을 터뜨리며 4월 최다홈런기록(12개)을 경신하며 거포들의 홈런 욕구를 자극했다.
 또 4할대의 고감도 방망이로 타격 수위에 오른 이진영(SK.타율 0.439)이 17경기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타격 경쟁을 주도하고 있고 현역 메이저리그 출신의 알 마틴(LG)도 13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이어가며 타고투저에 힘을 실었다.
 팀 중에선 두산이 지난 25일 현대전 선발로 나선 지난해 다승왕(17승) 정민태를 상대로 2회만 대거 9득점하며 강판시키더니 27일 한화전에서도 3회에만 10점을 폭발하며 장단 22안타로 20-3, 17점차 대승을 낚으며 무서운 방망이 실력을 보여줬다.
 구경백 인천방송 해설위원은 "비시즌 기간 웨이트트레이닝과 타격훈련으로 타자들의 파워가 좋아지고 배트 스피드도 빨라졌지만 올해 마운드는 대어급 투수의 실종으로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투수들이 빠른 스피드와 섬세한 제구력, 다양한 변화구를 쉽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타고투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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