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는 여름에 먹는 것이 제맛이다. 특히 솥에서 갓 꺼낸 옥수수를 호호 불어가며 먹는 맛은 다른 여름과일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리고 지금의 중년들은 동요 옥수수 하모니카를 부르며 자랐다. ‘우리아기 불고 노는 하모니카는 / 옥수수를 가지고서 만들었어요 / 옥수수알 길게 두줄 남겨 가지고 / 우리아기 하모니카 불고 있어요’,
 옥수수, 어디서 온 말일까. 어원의 힌트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왠지 뒷말 ‘수수’가 수상하다. 눈에 익은 말이다. 오늘 문제인 옥수수는 ‘수수’라는 단어부터 집중적인 해석을 해야 한다.
 16세기 초에 간행된 훈몽자회에 보면 ‘슈슈왈 촉서’라는 표현이 나온다. ‘슈슈를 한자로는 촉서’라고 부른다는 뜻이다. 옥천출신 국어학자 박갑수 씨에 따르면 여기서의 슈슈는 지금의 수수를 뜻한다.
 그리고 ‘촉서’는 ‘나라이름 蜀’(촉) 자와 ‘기장 黍’(서) 자를 쓰고 있다. 따라서 전체적인 의역을 하면 수수는 촉나라 기장에서 유래된 곡식이라는 뜻임을 알 수 있다. 문제는 한자 촉서가 왜 슈슈로 불려졌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촉서를 우리나라 식으로 발음하지 않고, 중국어 원음을 그대로 차용한 경우다.
 박 씨에 따르면 한자 촉서는 중국어로 ‘슈슈’로 발음된다. 여기까지 진행을 해도 앞말 ‘옥’ 자는 여전히 걸림돌로 남고 있다. 그러나 이를 푸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말 식물 중에는 그 열매가 구슬처럼 생기면 한자 ‘구슬옥’(옥) 자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언뜻 생각해도 옥잠화가 있다.
 바로 옥수수 할 때의 옥 자는 한자 ‘구슬 옥’ 자에서 온 말이다. 그래도 미심쩍으면 국어사전에서 ‘옥촉서’(玉蜀黍)라는 단어를 찾으면 된다. 옥수수의 한자표기라고 적어놓고 있다.
 방향은 약간 다르지만 옥수수의 같은 말이 ‘강냉이’다. 여기서의 강은 강낭콩과 같은 어원구조를 갖고 있다. 중국 강남에서 들어온 곡물이라는 뜻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