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음력 6월 보름인 31일이 유둣날이다. 선조들은 이날이 되면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또 가지고 간 햇과일과 여러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유두, 어떤 사연이 있는 말일까. 익히 알다시피 유두는 한자에서 온 말로 ‘흐를 류’(流) 자와 ‘머리 頭’(두) 자를 쓰고 있다. 직역하면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느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여기까지 진행을 해도 유두가 갖고 있는 뜻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다. 당연히 이유가 있다. 유두는 그 자체가 본랫말이 아니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앞서 언급한대로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유두’라는 명칭이 나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유두의 또 다른 말이 ‘물 水’ ‘머리 頭’ 자의 ‘수두’였던 점을 들어, 신라시대 때는 ‘물맞이’로 불렸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는 수두가 이두식 표현인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학자들이 이두식으로 해석하는 과정은 이렇다. 일단 ‘물 水’ 에서 ‘물’ 자가 나오고 그리고 뒤 ‘머리 頭’ 자에서 ‘머리’라는 발음이 나온다.
 그런데 ‘머리’의 고어는 ‘마리’다. 따라서 ‘수두’는 이두식으로는 ‘물마리’로 발음되고, 이는 ‘물맞이’와 매우 비슷한 발음구조를 지니게 된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이 이상을 증명할 방법은 없다.
 문제는 왜 선조들은 유둣말이 되면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았는가 하는 점이다. 지금부터는 한여름 무더위와 주역이 이에 대한 답을 주게 된다.
 중복 근처에 오는 유둣날은 일년중 가장 무더운 시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이겨내느라 氣가 매우 허해지게 된다. 이는 역으로 기를 보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주역상의 동쪽은 음ㆍ양으로는 양이고, 색깔로는 푸른색이다. 이는 동쪽에 젊고 양기가 강한 기운이 있음을 의미한다. 바로 선조들이 유둣날이 되면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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