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중독이라면 알콜이나 마약 등과 관련해 주로 약물중독의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더 광범위한 의미를 가지게 된 것 같다. 쇼핑중독, 일중독, 인터넷 중독 등이 그 예로 시대가 변함에 따라 그 양상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사용인구가 3000만 명을 넘어선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아이들이 인터넷에 노출될 기회가 많고, 중독의 가능성 또한 높은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주로 게임이나 채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자극적인 게임을 많이 하다보면 강렬하고 빠른 시각적 자극에 익숙해져 밋밋하고 느린 문자 자극엔 집중하기 어려워지고 폭력성을 높일 수도 있다. 채팅의 경우도 점차 현실적인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수동적인 성격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컴퓨터에 몰두하는 시간이 늘수록 수면습관이 불규칙해지고 이에 따라 빈번한 지각이나 결석, 장기적으로는 자기 통제력의 상실을 가져온다. 물론 이 경우 심한 중독 상태에서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가정해 보는 것이며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모두가 이런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중독에 이르면 우선 인터넷을 계속 사용하고 싶은 강박적 집착을 보이며, 만족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인터넷 사용에 보낸다. 그렇지 못하면 불안, 우울, 초조함에 시달린다. 인터넷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다른 일을 미루고, 수면 시간이 줄며 인터넷을 못하게 방해를 받으면 부모에게 반항하는 등 일상생활의 장애가 오게 된다. 이런 항목들에 해당된다면 인터넷 중독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그냥 방치해둔다면 더 많은 합병증을 낳게 된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바람직한 인터넷 사용을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우선, 자녀의 인터넷 사용에 대해 정확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얼마의 시간을 사용하는지, 어떤 프로그램을 얼마나 사용하는지를 체크해본다. 이 때 부모는 판단적인 자세를 지양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아이에게 접근해야 한다.
 인내를 가지고 자연스럽게 하루 일과를 물어보면서 아이들의 온라인 활동에 대해 물어보도록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자녀의 감정을 표출하도록 도와준다. 자녀가 인터넷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자녀가 말하는 것을 공감해주어야 한다.
 자녀가 인터넷 중독으로 인한 문제를 보이게 되었을 때 부모들은 그 행위에만 관심을 가지고 조절하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이면에 릫우리 아이가 무엇 때문에 인터넷에 탐닉하게 되었는가릮가 더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왜 인터넷에 그렇게 몰두하게 되었는지, 가상의 세계로 몰두할 만큼 힘든 현실에서의 문제가 과연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는 것이다. 때로 아이들은 부모와의 대화가 단절되고, 과중한 학업에 관한 요구, 교우관계의 갈등이 있을 때 가상세계에 몰두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어한다.
 컴퓨터 사용의 방법 또한 중요하다. 가족들 간에 컴퓨터 사용에 관한 규칙을 정하고 일단 정한 것은 변경하거나 어길 수 없도록 한다. 계획서에 모두 서명을 하고 이를 컴퓨터 옆에 붙여놓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때 사용시간을 무조건 줄이기보다는 자녀의 현재까지의 사용시간을 고려해서 조금씩 줄여가도록 한다. 컴퓨터를 놓는 장소는 공적인 장소(모두가 공유하는 마루 같은 곳)가 좋다.
 부모는 자녀가 조금의 변화라도 보이거나 노력하려 한다면 이런 모습을 강화하고 유지하기 위해 격려하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인터넷 외의 운동이나 등산 등 다른 활동들을 많이 개발해야 한다. / 청주의료원 신경정신과장 김 영 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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