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드디어 손을 잡았다.

13일 오전10시37분, 55년만에 분단의 벽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 순안 비행장까지 나와 김 대통령이 기내에서 내리기전에 수행원들과 함께 비행기 트랩 앞까지 와서 정중히 김 대통령을 맞이했다.

기내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 대통령을 보자 박수로 환영했으며 김대통령 역시 박수로 화답했다. 김 대통령이 트랩을 내려서 평양땅을 밟자 김위원장과 두손을 꼭 잡고 만남을 확인했다. 참으로 보기 좋은 순간 이었다.

국제관례상 정상들의 방문에 정상이 직접 비행장까지 마중을 나오는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그것도 사열대가 아닌 비행기 트랩 아래까지 직접가서 기다려 맞기란 전례없는 일이다. 아마도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손님맞이 방식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김위원장은 직접 김 대통령과 함께 승용차에 동승해 숙소인 백화원초대소까지 안내를 했으니 말이다. 사회주의 국가 원수들이 여간해서 공식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관례로 볼때 김 위원장의 이번 김 대통령 환영방법은 참으로 파격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이 한 예만 보더라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평가할수 있을것 같다. 또 숙소에 도착해서도 김 위원장이 직접 기념촬영을 하자고 제안을 했고 이희호여사와 공식수행원들까지 함께 기념촬영에 응해주는등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자리서 김 대통령이 「감개 무량합니다」라고 말한데 대해 김 위원장은 방북기간동안 「섭섭치 않게 해드릴터이니 걱정 마십시요」라고 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화기애애하고 자연스런 분위기 인가.

오늘 남북정상의 첫 만남이 이 정도인걸로 보아서 14일 있을 단독·확대 정상회담등과 15일 판문점을 넘어 서울로 돌아올때까지 성공적인 회담성과를 기대해도 좋을것 같다. 분단 55년동안 적대와 갈등은 물론, 1년전인 지난해 이맘때 서해교전사태까지 벌였던 남북이 불과 1년만에 정상들이 손을 맞잡고 평화와 화해의 시대를 여는 길목에 들어선 것은 말 그대로 역사적인 일이다.

불과 2박3일간의 짧은 만남이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이 풀어야할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닌만큼 우선적으로 쉬운 문제부터 풀리기를 기대한다. 제일 먼저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및 만남 주선이요 두번째가 남북간 경제교류협력확대를 꼽을 수 있는 것이다. 세번째로는 문화·체육교류확대로 이는 정치적 이념등을 초월해서 민족간 손쉽게 손을 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선적으로 올 가을 시드니 올림픽 단일팀 구성과 2002년 월드컵 단일팀및 북한까지의 분산개최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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