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 13일 오전 10시 27분 평양 순안공항.

특별기 문이 열리고 김대중 대통령이 손을 흔들며 모습을 드러낸다. 곧 승강기 아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눈인사를 나누고 김위원장이 박수로 환영하자 김대통령도 박수를 함께 치며 승강기를 내려와 두 정상이 뜨거운 악수를 나눈다...

2000년 6월 15일 오후 4시 다시 평양 순안공항.
두 정상이 못내 아쉬운 이별을 진한 3차례 포옹으로 대신한다....분단 55년만에 성사된 남북정상의 첫 상봉과 이별 장면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계방송 내내 눈을 떼지 못하고 가슴 뭉클한 감격을 느끼는 건 왜 일까. 그것은 우리들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 있는 한민족 한겨레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 아닐까.

그 어떤 전문가도 상상하지 못했던 두 정상이 보여준 순수하고 인간적인 2박3일간의 만남. 베일속에 가려졌던 김위원장의 시원한 말솜씨, 열린 태도, 거기에 상대방의 부담을 누그러뜨리는 유머가 인상적이었다. 또 김대통령의 식사, 잠자리까지 챙기는 김위원장의 어른에 대한 동양적 예우가 남북이 피를 나눈 한민족임을 다시 깨닫게 한다. 또한 평소 달변으로 유명한 김대통령은 말을 아끼고 상대의 말을 경청한후 간단한 대답과 미소로 응대하는 포용의 미를 보여주었다.

두정상이 사상·이념·제도의 차이를 넘어 보여준 이 인간적인 만남이 진정한 통일의 씨앗이 되길, 또 남북이 더불어 사는 지혜를 하나 하나 보여주게 되는 밑거름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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