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분단 55년만에 실현되는 남북 정상간의 첫 만남이 이틀 앞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세계 각국의 대표들은 얼마전 오부치 게이죠 전일본총리의 조문외교에서도 남북 정상회담을 화두로 꺼내는등 전세계의 이목이 온통 한반도에 쏠리고 있다.

한 언론은 정상회담이 열리기까지의 과정을 남북접촉 막전막후의 5백일 드라마로 표현했다. 김대중대통령은 지난 98년 2월 햇볕정책을 발표한 이후 일관된 대북정책을 유지해 왔다.

그리고 올초 베를린 선언에 이어 정상회담의 결실을 보기까지의 과정도 숨가쁘게 달려온 형국의 연속이었다.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남북 양측간의 실무진들 태도도 달라진 세상을 실감게 했다.

특히 손님을 맞는 휴전선 너머 분위기는 곳곳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였고, 북측 실무진들도 성실하고 생산적인 자세로 준비해 왔다. 대표단의 신변안전보장 각서와 신분보증 서류도 넘어온 상태이다.

이제 김대통령을 태운 정상회담 참석단 일행은 12일 우리의 비행기를 타고 서해를 경유해 북의 순안공항에 착륙하게 되고, 3일후에는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돌아온다.

그리고 이 모든 실황은 위성을 통해 생중계되고, 우리는 안방에서 감동적인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맞물려 요즘 남한에는 온통 북한 열풍이 일고 있다. 백화점을 비롯, 유통분야에서는 북한먹거리 초대전과, 바자회를 통한 북한동포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고, 인터넷 사이버 공간은 북한 바로알기 캠페인 퀴즈를 내며 네티즌들에게 금강산 여행권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는 남북 물물전이 열려 도자기 수예작품등 북한 유명화가의 그림도 판매 전시되고 있다.

한 업체는 정상회담을 기념한 전자화폐를 발행했고, 인터넷 사이트에는 북한의 표현과 서체를 활용한 광고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양국 정상의 캐릭터를 담은 티셔츠나 모자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또한 김일성이 유일하게 개인전을 열어 주었다는 북한화가 리석호의 유작개인전도 남북 정상회담 시기와 맞물려 오는 11일부터 21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때마침 9일에는 야당도 정상회담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남북한 기본합의서의 조속한 이행과, 납북자 국군포로의 생사확인및 조속한 송환, 그리고 이산가족 재회와 자유왕래의 조기실현, 핵 미사일 화학무기등 대량살상 무기의 개발중지및 폐기를 건의했다.

비전향 장기수 송환희망 55명의 명단도 시민단체에 의해 공개됐다. 이 문제 역시 시혜나 정치적 이유를 떠나 조건없는 송환도 적극 검토해 볼 일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과제는 역사적인 7.4남북공동 성명서에서도 언급됐듯 민족의 화해와 단합,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이라는 큰 틀은 이미 짜여진 상태이다.

더불어 북에 대한 사회간접자본의 지원과, 민간교류 활성화등 해결해야 할 일들은 많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남북의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가슴을 맞대고, 이 모든 난제들을 풀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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