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청주시가 직능단체및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준법의 도시 청주」선포식을 가졌다. 시민정신과 도덕이 균형감각을 잃고 비틀거리는 정보화시대의 길목에서 법을 지키자는 절규는 지극히 평범한 호소다.

법정신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인간생활의 기초요, 사회생활의 기본 덕목이다. 이를 무시하고 산다면 인간사회가 존재할 수 없으며 설사 존재한다 손치더라도 무법천지의 아수라장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의 사회 일각은 정해진 법규를 일탈하는 무질서와혼돈으로 얼룩져 있다.

오히려 법을 지키면 손해라는 엉뚱한 논리가 슬그머니 삐져나오고 있으니 그 잘못된 가치관의 오류를 어떻게 추스리고 바로잡아야할런지 실로 난감한 일이다. 이른바 아노미(가치관의 혼돈)현상이 사회 전체에 확산되어 있다. 일부지도층 인사의 도덕불감증과 탈선은 아노미현상을 부채질하는 꼴이니 먼저 지도층서부터 준법정신의 생활화가 심히 아쉬운 처지다.

만약 시민들마저 정해진 법규를 외면한다면 법과 도덕의 마지노선은 이내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아테네의 민주와 질서를 시민이 지켰듯 준법의 파수꾼은 역시 시민인 것이다. 시민정신은 준법의 기초다. 시민정신은 법치의 바탕이 되지만 법의 강제력과는 달리 자율에 입각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법이 타율이라면 시민정신은 자율적 정서요 솔선수범적 행위의 원천이다.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고 불량식품을 판매하고 도로를 무단 횡단하다 벌금을 무는 것은 민주시민으로서 참으로 창피한 일이다. 이러한 사항은 법이전에 지켜야 질서요 사회덕목이다. 그러나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주어진 자율을 포기하고 타율에 얽매이겠다는현상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자율은 주인정신이고 타율은 노예정신이다.모름지기 민주시민이라면 필히 자율을 동반한 주인정신을 가져야 함이 마땅하다. 그래야만 사회가 발전하고 창조적인 틀을 짜며 세계속의 우리 고장을만들 수 있다. 외국인들이 지적하는 우리의 단점중 하나가 바로 시민정신의 부족에 있다.

시민정신의 부족이란 바로 공공질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뜻이다.비행기내에서 떠들고 맨발로 돌아다니고 식당에서 고래고래 소리치는 행위는여지없이 외국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려온 우리가 돌연, 국제사회에서 매너가 부족한 부류로 인식된다면 자괴감이 이만저만한게 아니다. 이는 우리의 정체성에다 스스로 흠집을 내는것이나 마찬가지다.

산업화와 정보화 추세에 따라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여기에 편승하여 사회적 모럴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 모든 것을 시대적 흐름으로 돌릴 일은 아니다. 이제 땅에 떨어진 도덕을 곧추세우고 흐트러진 질서를 바로 잡아, 맑은 고을 「청주」를 건설할 책무가 모든 시민에게 있는 것이다.

그 이상이 실현되기 위해선 나부터 잘못된 것을 고쳐나가고 공중도덕을 지켜나가는 실천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