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전국에서 벌어진 농민시위는 무차별한 농산물 수입으로 빚만 떠안게 된 절망감이 과격 시위로 표출된 것이다.이날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농촌회생 촉구 1백만 궐기대회」에 앞서 지역별로 출정식을 가졌던 농민들은 경찰이 나들목에서 고속도로 진입을 막자 경부 호남 중부 중앙고속도로 등 10여곳을 점거하고 극렬한 시위를 벌였다.나주 농민들은 나주시청으로 몰려가 무 배추 쌀 등을 내던졌다.파주지역 농민들은 쌀부대로 만든 상여복을 착용한 채 시위를 벌였다.충북 옥천·보은지역 농민들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가로 막아 경부고속도로 상·하행선이 3시간 넘게 마비됐다. 이 과정에서 농민 18명이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또 경찰과 농민 20여명이 다쳤다.농민들의 요구는 부채 해결이다.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투자한 첨단 원예시설은 애물단지로 변했으며, 소·돼지 축사도 갈수록 텅비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집회에서 38조원에 이르는 농가부채로 인해 농업을 포기해야할 상황이라며 농가 부채 상환을 유예하고 이자를 감면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농가부채 경감을 위한 특별조치법 제정을 요구했다.정부가 지난 20일 서둘러 농가부채 경감책을 내놓긴 했지만 대수수 농민들은 이를 의례적인 위로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또 축산물 가격 보장과 추곡수매가 10% 인상을 요구했다.이대로는 도저히 살 수 없으니 자신들을 이렇게 만든 정부가 그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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