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가 지식기반 산업시대라고 하니까 각 지자체에서 이와 연관된 문화상품, 관광상품을 개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문화상품은 지역의 역사성과 기후 풍광 등 여러 조건과 맞아 떨어질때 비로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산자수명한 충북은 미래형 문화관광 상품을 개발하는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빼어난 소백의 산세와 그 협곡을 흐르는 남한강, 그리고 조령 죽령 등 험준한 고개는 숱한 역사의 숨결을 간직한 역사의 연결고리다.

 이러한 역사적 이점이 작용한 것인지 최근에는 도내 각지에 사극 야외 세트장 유치가 붐을 이루고 있다. KBS 사극 「태조 왕건」이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야외세트장인 제천시 금성면 청풍호반에 연일 관광인파가 몰리고 있다. 더욱이 이곳은 인근의 청풍문화재단지와 연계하여 역사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올들어서도 충주, 괴산 등지에 야외세트장이 조성될 모양이다. 충주시 살미면 재오개리와 괴산군 청천면 지촌지구 관광지에 MBC와 SBS의 사극 「풍운」과 「여인천하」가 촬영채비를 차리고 있다. 진천군 문백면 사양리에는 KBS 전원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가 둥지를 틀었다.

 이미 영상및 관광산업은 굴뚝없는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다. 또 영상과 관광은 각기 개별적 사안이 아니라 2인3각처럼 붙어다니며 엄청난 문화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오늘날 영화세트장은 대개 두 가지 형태다. 그 하나는 이미 조성돼 있는 역사ㆍ관광자원을 활용하는 것이고 또하나는 미국의 헐리우드처럼 애당초 영화도시를 겨냥해 영화세트장을 만드는 것이다.

 충북에 조성되는 야외세트장의 이점은 역사성과 인공성을 잘 조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역사적 숨결과 자연 풍광을 밑그림으로 해서 덧씌우기 작업만 하면 훌륭한 영화, 드라마 촬영장이 되니까 말이다.
 이를 잘만 운영하면 「문화 관광」을 표방하는 충북도의 좌표를 여기서 읽고 해답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영화, 드라마를 촬영하여 수출도 하고 관광객도 유치하고 내고장을 알린다면 1석3조다..

 세계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사운드 오브 뮤직」을 촬영한 오스트리아의 짤스부르그는 연일 관광객으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모짜르트의 고향이자 유럽음악의 고향 역할을 하고 있는 짤스부르그는 도시 자체부터가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보태어져 문화관광의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영화에서 폰 트랩 대령 일가가 살던 미라벨 궁전은 원래 오스트리아 왕가의 건물인데 이 영화로 유명세를 더하여 관광인파로 몸살을 앓는다. 이곳에서는 음악회도 자주 열린다. 화석처럼 굳어있는 옛 건물이 아니라 음악의 향취를 불어넣어 관광객의 이해를 돕는다.
 이러한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 충북의 영화, 드라마 촬영장을 국내용으로만 머무르게 할 것이 아니라 세계인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문화자산으로서 활용할 수 있도록 원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드라마촬영이 끝난뒤 사후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