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우선 목적은 이윤 창출에 있는 것이지만 그런 단순논리로만 접근하다 보면 생명력이 짧아진다. 때에 따라선 이익의 일정부분을 사회에 환원할 줄도 알고 기업이 몸담고 있는 지역사회에 어떤 형태로든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입장이 바로 서는 것이다.
 기업활동의 젖줄이 되고 있는 은행의 시각은 더더욱 지역문화 발전이라는 큰 나무를 봐야 한다. 은행이 단순하게 당기 순이익에만 집착한다면 밑거름 부족으로 인하여 차기의 알찬 열매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IMF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 충북지역의 유일한 은행인 충북은행이 조흥은행에 통합될때만 해도 조흥은행은 지역은행으로서의 위상과 기능을 조흥은 충북본부가 맡겠다고 굳게 언약했었다.
 충북은의 합병을 아쉬움속에 접어둔 도민들은 이를 승계한 조흥은이 그 약속을 꼭 지키고 충북속의 은행으로 남아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래서 청주시도 조흥은을 시금고로 2년간이나 계약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 맹서의 강도가 세월이 흐를수록 퇴색되고 급기야는 약조를 파기하면서 충북을 홀대하는 풍조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당초 충북은 출신인 조흥은 충북본부장의 임기를 오는 2002년 4월 까지로 보장하였다가 최근 해임하였고 은행내 충북은 출신자들도 일반직 인사에서 찬밥신세에 머물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판이다.
 뿐만 아니라 충북은이 실시해오던 수영팀 운영이라든지, 장학사업, 문화사업이 중단되거나 크게 축소된 상태다.

 지역 기업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뭐니 눠니 해도 까다로운 여신업무에 있다. 물론 조흥은만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점의 대출한도가 크게 줄고 엄격해진 대출심사로 문턱을 넘나들기가 크게 어려워진 것이다.
 충북지역에서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 연고지 은행에서 박대를 받는다면 도대체 어느 곳의 돈 줄을 붙잡고 하소연 할 것인가.
 향토 기업인과 자치단체및 충북도의회의 곱지않은 시선이 쏟아지는 시점에서 당사자인 조흥은은 초발심으로 돌아가 진정 충북지역을 위한 은행으로 남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표명하기 바란다.

 본점유치를 충북으로 하느니 못하느니 말 잔치로 도민을 혼란스럽게 만들게 아니라 지역사회에 밀착된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어떤 기업이든 지역과 괴리된 상태에서 성공을 거두는 기업은 없다. 이는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충북은 거쳐가는 곳도 아니고 땅만 제공하는 곳도 아니다.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한 충북은 나름대로 정체성을 간직한 역사의 고장이며 오늘날에는 물류중심기지, 첨단과학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조흥은은 이러한 지역적 특수성을 십분 감안하여 지역 기업의 핏줄이 되고 지역 문화창달의 젖줄이 되는, 금융의 모태역할을 십분 수행해나가야 한다.
 조흥은에 대한 도민의 애정이 식지 않게끔 지역정서를 보듬는 금융기관으로서 거듭 태어나길 바란다.
 도민과 조흥은의 쌍방통행이 원할할때 지역도 발전하고 은행도 확대재생산이라는 목표에 접근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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