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뒷얘기
북한, 서울 시간으로 조정
[중부매일 임정기 기자] 청와대는 29일 남북정상회담 비공개 일화를 공개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및 만찬 등 뒷이야기 등을 브리핑 했다.
먼저 고 부대변인은 "김정은 위원장이 '오늘의 합의들을 그저 보여주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해나가는 모습이 중요하다'며 '많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의지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북한이 우리 보다 30분 늦은 표준시를 통일하기로 한 것과 관련, "김 위원장이 먼저 표준시에 대해 말을 꺼내며 '왜 자꾸 갈라져 가는 걸 만드는지 모르겠다. 남북은 같은 땅이고 이곳에 오기까지 겨우 몇 미터 걸어왔을 뿐인데 시간이 왜 이렇게 다른가'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오늘 이렇게 좋은 합의를 만들어 놓았으니 이번 계기에 시간을 통일하자'고 제안했다"고 고 부대변인은 덧붙였다.
고 부대변인은 "이에 문 대통령은 '북측도 과학기술 강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안다'며 '표준시 외에도 남북 간 표준이 다른 것들이 있는데 맞추어 나가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9일 지난 남북 정상 내외 간 환담에서 김 위원장은 평화의집 대기실에 시계가 2개 걸려 있는 점을 언급하며 "하나는 서울시간, 다른 하나는 평양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이를 보니 매우 가슴 아팠다"며 "북과 남의 시간부터 통일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이건 같은 표준시를 쓰던 우리 측이 바꾼 것이니 우리가 원래대로 돌아가겠다"며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이 이런 결정을 한 것은 국제사회와의 조화와 일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라며 "향후 예상되는 남북, 북미 간 교류협력에 장애물들을 제거하겠다는 결단"이라고 평했다.
우리는 동경 135도를 표준시로 정하고 있어 동경 127도30분을 기준으로 하는 북한은 우리 보다 30분 늦다. 가령 우리 시각으로 오전 10시면 북한은 오전 9시30분이다. 고 부대변인은 또 남북정상회담 만찬 자리에서 김정숙 여사와 이설주 여사의 대화도 밝혔다.
그는 "김 여사가 '많은 것들이 끊겨 있어 아쉬웠는데 진실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앞만 보고 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말하자 이 여사는 "'남편 일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도 한마음이라 기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