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충북서 존속살해 10건·상해 74건
자녀 학대·피해도 심각 "처벌 더욱 강화해야"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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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충북지역에서 부모와 배우자 등 직계가족을 대상으로 한 '패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어 강력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칼로 물베기'란 말이 나올정도로 애정과 관심의 표현이었던 '부부싸움'도 이젠 옛말이다. 부부싸움 도중 칼부림이 일어나는가 하면, 연로한 부모와 어린 자녀의 목숨을 빼앗는 흉악 범죄까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도내에서는 총 10건의 존속살해 사건이 발생했다. 존속상해와 존속폭행도 각각 74명, 147명이 입건됐다. 자녀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직계비속 범죄는 따로 집계되지 않았다.

비교적 사안이 경미한 가정폭력은 최근 4년간 2만6천309건이나 경찰에 신고 접수됐다. 이 중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건수는 1천760건에 머물렀다.

경찰 관계자는 "막상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아 검거 및 송치 건수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자녀가 피해자인 경우 등 신고되지 않은 가정범죄를 더한다면 그 수는실로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23일 충북 제천에서는 부인(44)의 옆구리를 흉기로 찌른 남편(47)이 특수상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부부싸움을 하다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3월25일에는 청주시 상당구에서 부인(70)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도 발생했다. 남편(69)은 약 복용 문제로 부인과 말다툼을 하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달 12일에는 치매를 앓던 모친(71)을 살해한 아들(41)이 대청호 문의대교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평소 효심이 지극했던 아들은 모친의 병환을 안타까워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최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증평 모녀 사망사건도 가정범죄의 한 축이다.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심적 고통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정모(41)씨는 의사능력이 부족한 세 살배기 딸을 살해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2월 청주시 남이면에서도 신변을 비관한 5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지적장애 2급인 9살 아들과 함께 생을 달리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대화 사회가 진행되고 핵가족화 등 사회 구조가 바뀌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점차 상실하는 것 같다"며 "가정의 달 5월만이라도 가정범죄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는 "어린이 학대범죄가 갈수록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어린 자녀를 살해하는 것도 엄연한 패륜(悖倫) 범죄"라며 "일반 살인죄와 동등하게 처벌받는 직계비속살해에 대해 엄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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