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관리·운영 '시스템 수리로 서비스 잠정 중단'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과 우암동에 설치된 KT 링커스 '세이프존'이 수개월째 고장 난 채 방치되고 있다./신동빈

[중부매일 연현철 기자]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긴급피난처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KT가 운영중인 '세이프 존'이 무용지물로 전락해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특히 청주시내에 설치된 '세이프 존' 3곳 중 1곳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미 철거됐고 남은 2곳도 수개월째 시스템 수리로 서비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KT 링커스 충북지사에 따르면 세이프 존은 공중전화 부스 자리를 활용해 지난 2016년 1월부터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청주의 사창동, 우암동, 용암동 등 3곳에 설치·운영됐다.

세이프 존에는 위험에 처한 시민이 부스로 몸을 피해 치한 등으로부터 안전이 보장된 환경에서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KT 링커스는 당초 계획과 달리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면서 부스를 도심 한복판에 방치하고 있다.

또 해당지역 관할 일부 경찰 지구대는 세이프 존 설치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등 운영 시스템 상 허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KT가 세이프 존의 관리와 운영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고 112긴급호출 시스템만 갖췄을 뿐 인근 지구대 등과 협의된 사항은 전무해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용암지구대 관계자는 "지구대에 세이프 존에 대한 정보가 없어 설명드릴 것이 없다"며 "세이프 존이 설치된 사실조차 관할 지구대에 통보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과 우암동에 설치된 KT 링커스 '세이프존'이 수개월째 고장 난 채 방치되고 있다./신동빈

일각에서는 "방치된 세이프 존이 위급상황 시 오히려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개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이프 존이 설치된 사창동 인근에 거주하는 신모(23·여)씨는 "세이프 존 설치 당시 길거리 묻지마 폭행이 이슈였기 때문에 대학가 근처에 마련된 것만으로 안심이 됐는데 방치된 걸 보니 안타깝다"며 "몇개월째 시스템 수리라는 안내문만 붙어있고 실제로 수리가 되고 있는지 조차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백모(30)씨는 "안전지대라고 해서 처음 설치됐을 때 치안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실망스럽다"며 "혹여나 서비스 중단을 알지 못해 들어갔다가 더 큰 화를 입을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KT 링커스 관계자는 "부스를 제작하는 협력업체에서 부품 수급 등의 문제로 수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작동과 잦은 고장 등으로 오히려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여러 문제로 더이상 부스 운영을 유지할 계획이 없어 세이프 존을 철거하는 등 빠른 시일내에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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