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역에 따라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면서 전국 대부분 지방에 비상이 걸렸다. 극심한 가뭄은 논과 밭은 물론 농심까지 쩍쩍 갈라 놓고 급기야는 다정했던 이웃과의 논물 싸움이 일어나는등 심상치 않은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타 들어가는 대지 만큼이나 농심도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이같은 가뭄은 또 식수난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갈증을 더하게 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IMF의 경제난을 벗어 났다고는 하나 지역경제는 아직도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어 지방 서민들의 호주머니는 돈가뭄이 이어지고 있어 하늘과 땅, 그리고 우리들의 좌우 어디를 둘러봐도 가뭄과 가뭄 그리고 또 가뭄속에 민심이 갈라지고 있다.
 이러한 가뭄속에 민심을 추수리고 한해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할 집권여당이 정풍(整風)의 회오리속에서 우왕 좌왕 하면서도 여당의 핵심 지도층 인사가 여당도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며 때아닌 「돈 타령」을해 이를 듣는 국민들의 귀를 의심케 했다.
 지난달 29일 민주당 이해찬 정책위원회의장은 『과거에는 여당에서 야당으로 조금씩 돈이 왔는데, 지금은 없다』면서 『이것도 정국경색 원인의 하나』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그는 또 『과거 야당의원 시절, 외국 출장을 나갈 때면 상임위원회 관련기관들이 5백달러에서 1천달러씩 보내와 이걸 모으면 5천 내지 1만달러가 돼 오히려 돈이 남았는데 지금은 그렇게 보태주는 돈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책위의장으로 위원회의 살림을 꾸려 나가려다 보니, 뒷맛이 꾸린 검은 정치자금이 여당에서 야당으로, 또 상임위 관련기관 단체들의 뇌물성 자금이 오가며 국회의원들의 호주머니를 즐겁게 해주던 야당의원이었던 그때 그시절의 옛 향수가 무척이나 그리웠던 모양이다.
 이에대해 과거 여당이었다 야당이된 한나라당도 한마디 했다.
 한나라당 고문들은 『정치 선배로서 부끄럽고 견딜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했으며 『상임위 관련기관에서 돈을 주었다는 것은 자신이 야당의원 위치를 이용 관계기관을 협박해 돈을 뜬어낸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여당의 돈 타령에 대한 야당의 한마디도 결국은 서로 서로가 똥 묻고 겨묻은 것을 가지고 말장난하고 있는듯해 우리 정치권이 겨우 이정도 뿐인가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듣다.
 물론 사람과 조직을 움직이려면 돈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 정치권이 더욱 그렇다는 것도 인정 한다. 그러나 오늘의 정치권이 누구를 위해서 왜 돈이 필요한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종된지 언제이며 국회 또한 민생을 외면한지가 언제인데 말이다.
 정치자금이 정치활동의 원동력이긴 하지만 정치를 부패시키는 곰팡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정치인은 교도소의 담벼락 위를 걷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지난날 통치권자들의 검은 정치자금이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극심한 가뭄과 서민들의 돈가뭄이 겹쳐 민심이 더욱 메마르고 있는 이때 정치권, 특히 집권 여당의 정책위의장이 기껏 한다는 것이「돈 타령」인가. 혹시 「돈 벌레」라 그런것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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