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충주서 소속 여경 동료로 드러나...자백 강요한 충북청 감찰계 직원 입건

충북지방경찰청/ 중부매일 DB
충북지방경찰청/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지난해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북 충주경찰서의 A여경 사건과 관련, 무기명 투서한 동료 여경과 자백을 강요한 충북경찰청 감찰계 소속 간부가 입건됐다.

경찰청은 지난 4일 충주경찰서 소속 B(36·여)경사와 감찰 조사과정에서 자백을 강요한 충북경찰청 C(54)경감을 각각 무고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B경사는 숨진 A(여·사망 당시 38세)경사가 동료 직원들에게 갑질, 상습 지각, 당직면제 등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는 내용으로 지난해 7~9월 사이 세 차례에 걸쳐 충주서와 충북청에 무기명 투서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A경사와 B경사는 같은 경찰서 소속으로 비교적 가깝게 지내왔던 사이로 알려졌다. 경찰은 B경사가 개인적인 감정으로 앙심을 품고 투서를 넣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C경감은 무기명 투서를 근거로 감찰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A경사에게 자백을 강요한 점이 드러났다.

경찰은 B경사와 C경감을 각각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피고발된 감찰관계자 6명 중 C경감을 제외한 나머지 5명에 대해서는 형사 처벌할 사항이 아닌 것으로 결론짓고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충북 충주시 한 아파트에서 A경사가 숨져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충북청은 'A경사의 평소 업무 태도가 불량하다'는 취지의 익명 투서를 접수해 감찰을 벌이던 중 A경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강압 감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따라 유족은 경찰청에 관련자들을 고소했고 전·현직 경찰관이 가입한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도 감찰에 관여한 충북청 감찰담당자 등 6명을 고발했다. 폴네티앙이 고발인 연명 신청을 받은 결과 1천명이 넘는 현직 경찰관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충북청에 대한 감찰을 실시한 결과 "경미한 내용의 익명 민원에 대해 비노출로 사진 촬영까지 하고 감찰조사 과정에서 잘못을 스스로 시인하도록 하는 회유성 발언을 하는 등 부적절한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관련자들에 대해 인사·징계 조치 등의 책임을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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