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 몇개월 만이오.
 가을 단풍이 다 지기전에 낙엽이라도 밟아 보려고 며칠전에 K형과 자주 찾았던 산엘 다녀왔소.
 낙엽이 듬뿍 쌓인 등산길 옆에 자리잡은 어느 농가의 담장 안 감나무에는 몇개의 감이 까치밥으로 남아 있는 것을 보았소. 아직도 우리 농민들의 마음은 이처럼 감나무에 까치 밥으로 남아있는 몇개의 감이 말해주듯 나눔과 베품의 인정이 살아 있슴을 느꼈다오.
 헌데 한편에서 뒤늦게 가을걷이를 하는 농민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안은것 같더이다.
 옛 같으면 가을의 풍요로움에 즐거워 해야할 우리 농촌과 농민들이 요즘은 오히려 풍년의 시름으로 속 앓이를 하고 있으니 가슴이 답답하오.
 K형.
 요즘 우리 농촌의 현실을 보면 K형 생각이 더욱 새롭다오.
 농촌 출신이라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농촌이 발전하고 농민들이 잘 살아야 나라가 발전하고 온 국민들이 잘 사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가 제대로 되어야 한다고 했던 그 말이 며칠전 등산을 하면서 새삼 떠올랐다오.
 그런데 요즘 우리주변을 돌아보면 K형의 그 말이 정말로 맞는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오.
 어쩌면 그렇게도 K형이 걱정했던 일들이 우리 정치권에서는 사라지지 않고 반복되고 있는지 모르겠오. 우리 국민들이 복이 없어 그런지, 아니면 바보 천치라 선거 때 마다 정말로 제대로된 정치인을 몰라보고 협잡이나 하고 자기과시만 하는 이기적이고도 안하무인 같은 정치꾼들만을 잘못 뽑은 탓인지 모르겠오.
 자업자득이라 스스로 위안을 해보지만 요즘 정부나 정치권들의 돌아가는 꼴들을 보면 차마 글로 쓰지 못할 욕들이 나도 모르게 수없이 튀어 나오며 속이 뒤집히고 화가 나는 것이 사실이오.
 K형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오.
 요즘 여당에서는 「대권 지망생」들이 집안이야 깨지든 말든 야단들인것 같소. 그렇다치고. 이들「대권 지망생」들이 내일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정말로 열심히 일을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우리는 정말로 얼마나 행복 하겠소. 그런데 어느 누구도 그렇지 못하니 우리는 참 지지리 복도 없소.
 정치꾼들만이 모여 정치를 하다 보니 그런것 같으오. 또 눈을 국민을 위해 일을 한다는 「국민의 정부」로 돌리면 더욱 한심한 꼴이 있으니 이를 어찌한다오.
 망신도 집안 울타리 안에서만 당하고 밖에 나가서 떠들지만 않으면 남들은 알지 못하잖소. 그래서 듣고 보고 다시한번 생각하고 나서 말을 하라고 우리는 배우지 않았소.
 헌데 집안 망신으로 끝날 것을 세계속의 한국을 외치고 있기 때문인지 망신도 국제적으로 당하고 있는 우리 정부 외교통상부의 그 몰골이라니. 참 할 말이 없어진다오.
 그러고도 내 잘못이라고 하는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막말로 한x도 없다는 것이 어쩌면 더욱 우리들을 슬프게 하는것 같소.
 K형.
 우리의 주변이 이렇듯 혼란스럽고 망신살이를 자초하고 있지만 그래도 포기해서는 안될것이 있오. 그것은 「희망」이라고 믿소. 얼마 있으면 또 선거가 있소. 그때 우리 모두가 도장 한번 잘 찍기를 바랄 뿐이오. 늘 건강 하길 바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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