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장에는 손도 대지 못한 문제가 많았다며 수험생들이 울움을 터트리는 진풍경이 일어났다. 게다가 시험을 중도에 포기한 학생도 지난 해보다 배이상이 많은 2천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국민의 정부 들어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의 교육개혁정책의 실험대상이었던 이른바「이해찬 1세」들은 이날 눈물로 항거한 것이다. 지난 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정부가 추진해온 교육정책은 대략 6가지다. 과외금지, 본고사 폐지, 보충수업폐지, 교원개혁, 내신성적제 도입, 쉬운 수능등 그러나 이런 정책은 이번 수능으로 사실상 실패하고 말았다는 것이 일선교사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과외금지는 결국 과외음성화를 거쳐 고액과외로 발전했고 본고사를 폐지함에 따라 대학의 자체선발기능이 줄어들었고, 교원개혁으로 오히려 교사들이 부족해 퇴직한 교사를 다시 기간제 교사로 임용하는 촌극을 벌였다. 내신성적제로 전인교육을 도모했으나 성적부풀리기 현상이 일어났고, 수능난이도 하향조정은 학력저하를 가져왔을 뿐이다, 결국 20년간 정부의 교육개혁과 발전을 위한 예산투입은 낭비에 그쳤고 입시위주의 교육은 개선되지 않았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수험장에서 울음을 터트리며 박차고 나온 학생들을 클로즈업하면서 한국고등학생은 자신의 남은 인생을 결정할지도 모를 사생결단의 시험을 치른다고 한국의 대입 열기를 꼬집었다. 이날 울음을 터트리고 시험을 포기한 학생들에게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누가 위로하겠는가. 혹시 이들에게서 한국의 장래에 대한 암울한 징표를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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