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화학물질로 취급...1~2회 호흡만으로 사망

23일 오후 4시 45분께 청주산단 폐수종말처리장에서 직원 2명이 지하 작업장에서 유독가스인 황화수소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지하에서 의식을 잃은 작업자 1명을 구조한 위치/신동빈
23일 오후 4시 45분께 청주산단 폐수종말처리장에서 직원 2명이 지하 작업장에서 유독가스인 황화수소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지하에서 의식을 잃은 작업자 1명을 구조한 위치/신동빈

[중부매일 연현철 기자] 공장과 폐수처리시설 등이 밀집해 있는 산업단지에서 유해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면서 인근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23일 오후 4시 45분께 청주시 흥덕구 향정동 청주산단 폐수종말처리장에서 근로자 A(29)씨 등 2명이 누출된 화학가스를 흡입했다.

이 사고로 A씨가 의식을 잃는 등 2명이 다쳐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A씨 등 2명은 분뇨처리시설의 교반기(액체 등을 휘저어 섞기 위한 기구) 확인 작업을 하기 위해 지하처리장에 들어갔다가 일부 배관에서 새어나온 가스를 들이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마신 가스는 폐기물·오물 처리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고농도의 황화수소로 확인됐다.

고농도의 황화수소는 신경독성작용이 일어나는 유해화학물질로 취급된다. 때문에 노출될 경우 1~2회 호흡만으로도 의식을 잃고 사망에 이를 정도로 매우 치명적이다.

23일 오후 4시 45분께 청주산단 폐수종말처리장에서 직원 2명이 지하 작업장에서 유독가스인 황화수소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황화수소가 누출된 작업장 입구 경고문/신동빈
23일 오후 4시 45분께 청주산단 폐수종말처리장에서 직원 2명이 지하 작업장에서 유독가스인 황화수소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황화수소가 누출된 작업장 입구 경고문/신동빈
23일 오후 4시 45분께 청주산단 폐수종말처리장에서 직원 2명이 지하 작업장에서 유독가스인 황화수소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황화수소가 누출된 작업장 입구 경고문/신동빈
23일 오후 4시 45분께 청주산단 폐수종말처리장에서 직원 2명이 지하 작업장에서 유독가스인 황화수소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황화수소가 누출된 작업장 입구 경고문/신동빈

앞서 지난 2013년 4월 10일 청주 오창산단 내 한 렌즈 원재료 제조 업체에서 황화수소,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가 누출됐다.

렌즈 생산에 사용되는 중합로의 과열로 인해 발생한 유독가스가 여과장치의 고장으로 2시간여 동안 그대로 방치된 것이다. 이로 인해 구토, 어지럼증을 호소한 직원 200여 명은 병원 치료를 받는 등 한바탕 소동이 발생했었다.

특히 산업단지 내에서는 황화수소 외에도 염소, 다이옥신 등 유해 화학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오창산단 내 특수가스 업체에서도 가스로 인한 폭발 사고가 발생해 1명이 다쳤고 지난 2013년 하이닉스 청주1공장에서는 염소가 누출돼 근로자 4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또 지난 2012년 8월엔 LG화학 청주공장 재료창고에서 다이옥신 드럼통이 폭발해 현장에 있던 근로자 11명 중 8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다. 이처럼 산단 내에서 가스 누출로 인한 질식·폭발 사고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청주산단 인근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민모(29·여)씨는 "산업단지 주변으로 구급차가 지나가기만 해도 무슨일이 생겼나 불안하다"며 "가스누출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내려 앉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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