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속절없이 또 한해가 저물고 있다.해마다 세밑에 찾아드는 아쉬움과 후회는 올해도 어김없는것 같다.
 한 해를 되돌아 보는 세밑에서 금년에는 웬일인지 보람과 기쁨보다 회한과 자괴가 감돈다.모든 세상사가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유독 올해는 그 어느해보다 힘들고 어려운 한해였던것 같다.
 올해는 햇볕정책이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해 남과 북이 서로 불신만 쌓인 것 같고 또 무슨 「게이트」라는 사건이 연이어 터져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만 안겨줬다.특히 사건의 핵심부에는 어김없이 최고 권력기관이 개입되어 국민들을 더욱 실망시켰다.
 이뿐인가 IMF체제 이후 혹독한 경제난을 거쳐 지금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서민들의 경제는 더 어려워져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내몰리는가 하면 무의탁 노인,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들이 그 어느해 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돌이켜 보면 사회 전반 모든 문제의 단초는 돈과 권력,그리고 부패와 이기주의에서 발로되었다고 볼 수 있다.게이트로 명명되는 부패의 사슬에 정·관계가 술렁이고 부패를 지키는 사정기관까지 흔들렸다.그래서 이 사회의 보루는 무너지고 질서가 유린당한 느낌이다.
 이로인해 가진자들의 행태는 모든 양심있는 인사들의 눈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했다.3대 게이트로 대변되는 일부 특권층들의 비뜰어진 권력과 부의 추구는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준 것은 부인 못하는 사실이다.
 그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누구의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국민들은 어리둥절하고 허탈하며 슬프다.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는 탄식이 나라일을 잘 모르는 서민들의 입에서 거침없이 튀어 나온다.
 눈을 돌려 나라밖을 보면 일본이 고이즈미 집권후 왜곡 역사 교과서와 신사참배 문제 등으로 한바탕 소동을 벌이더니 지난 9월에는 미국 심장부에 대한 초유의 테러공격과 아프카니스탄 전쟁 발발 등으로 국제사회는 다른 어느 때보다 숨가쁜 한 해를 달려왔다.
 또한 도내에서는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비롯하여 중부권 내륙기지건설,밀레니엄타운 조성사업,증평출장소 시승격문제,영동 화학물질처리시설 등 크고 작은 민원사항이 해결되지 않아 또다시 한해를 넘기게 됐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일년.세밑에 찾아드는 아쉬움과 후회가 어김없이 가슴을 짓누르고 안타깝게 한다.모든 세상사가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너무나 경제적으로 어렵게 산 이웃들이 많아 유독 아쉬움이 많은 한 해인것 같다.
 내년에는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 등 전 세계인의 축제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뿐만 아니라 대선과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등 국가적인 일들이 겹쳐있다.국내·외적인 행사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협조가 필요한데 경제난에 찌든 국민들은 영 신이나지 않는것 같다.
 2002년은 말의 해 임오(壬午)년이다.힘차게 질주하는 말의 기상처럼 우리 국민들도 침체분위기에서 벗어나 힘찬 도약의 나래를 펴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