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윤성욱 천안 호서대 교수

클립아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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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 후 다방면의 몇 가지 굵직한 이슈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한 바 있다. 고용시장에서는 블라인드채용이 가장 뜨거운 화두였다. 평등한 기회 제공과 공정한 채용절차로 지원자의 실력을 평가하여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채용방식인 블라인드채용은 청년실업과 일자리 창출문제와 맞물려 공공기관과 기업은 물론 구직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정실인사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것을 감안하면 블라인드 채용방식의 도입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작년 한 해 동안 주로 공공기관의 블라인드채용문화 정착을 위해 관련부처의 행정력을 집중하였고, 올해부터는 민간기업의 채용에도 그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블라인드채용의 핵심 키워드는 '평등한 기회' '공정한 절차' '직무적합 인재'이다. 채용이란 서류전형, 필기전형, 면접전형을 포함하는 단계별 과정 전체를 의미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블라인드채용을 면접전형에 국한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블라인드채용으로 인해 면접전형의 중요성이 더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나머지 두 전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다 보니 블라인드채용을 구직자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진행하는 깜깜이 면접, 얼굴보고 뽑는 면접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생긴다. 따라서 앞의 두 전형과정을 간략히 이해하자면 블라인드채용에서 서류전형은 지원자의 학력, 출신학교, 학점, 신체정보, 가족관계 등의 차별적 요소들이 드러나는 항목들을 제외하고 직무관련 경험 또는 학습정보, 직무수행 가능성을 검증하는 절차이다. 다음 단계인 필기전형은 직무관련 기초지식과 인지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인데, 이 과정에서 점수에 따른 우열이 가려지게 된다. 이 과정을 이해한다면 지원자에 대한 정보 없이 뽑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윤성욱 천안 호서대 교수
윤성욱 천안 호서대 교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블라인드채용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중요성이 커진 전형과정은 면접전형이다. 왜냐하면 서류전형에서 인위적으로 차단한 차별적 요소들이 면접전형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의도적으로 이를 확인하려는 시도가 개입될 여지가 가장 큰 전형단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면접전형의 설계와 운영은 그 어떤 전형보다 더 예민하게 접근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관점에서 가장 많은 말들이 새어 나오는 과정이기도 하다. 최근 몇몇 채용문화 선도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 과정을 브랜드화하여 홍보창구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무에게나 면접장에서 지원자를 평가하는 일을 맡겨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 내 평가자의 자질을 갖춘 인재를 선별하여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평가자로 양성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내부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면 검증된 인재평가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도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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