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배(乾杯)는 건강, 행복 따위를 빌면서 서로 술잔을 들어 마시는 것을 말한다. 건배는 잔(杯)을 깨끗이 비운(乾), 중국 풍습에서 유래됐다. 옛날에는 독이든 술로 적을 죽이는 것이 흔했다. 따라서 주인은 자신의 잔을 손님에게 내밀어 소량을 따르게 한 후 동시에 잔을 들어 마시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이때 손님이 주인을 믿으면 주인의 잔에 술을 따르지 않고 단지 주인의 잔에 부딪히기만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건배보다는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작(對酌)을 즐겼기 때문에 건배문화의 역사가 길지 않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술을 마시는 자리가 되면 으레 건배가 있고, 술자리의 성격에 따라 건배 구호는 여러가지다. 구조조정 당시에는 「제 자리에」가 유행이 된 적이 있어, 건배 구호는 점점 풍속화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본격적인 선거철을 앞두고 도내 단체장들의 건배구호가 눈길을 끈다. 이원종 지사는 예전엔 「열린 미래, 희망찬 충북」였지만 최근에는 「바이오, 엑스포」로 바꿔, 자신의 이미지를 두각시키고 있다. 이시종 충주시장은 「충주, 사과」로 이미지화하고 있고, 단독 출마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문배 괴산군수는 「미래의 땅」의 선창에 「괴산, 괴산, 괴산」후창을 유도하고 있다. 단양의 이건표군수는 3번의「건배」로, 유봉열 옥천군수는 「위하여」라고 큰 목소리를 내 주위를 압도하고 있다. 단체장들의 건배구호는 발전을 위한 뜻이 담겨 바람직하다, 그런데 최근 도내 단체장들의 당적 탈당 움직임과 관련, 건배구호가 「모두 탈당」으로 바뀔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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