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여고 학생 28명 손편지...도 장관 응답 성사
'담쟁이' 등 자작시 탄생 배경과 인생 경험담 들려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청주 일신여고에서 '시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학생들에게 인성교육 특강을 하고 있다./신동빈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청주 일신여고에서 '시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학생들에게 인성교육 특강을 하고 있다./신동빈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청주 일신여고 특강에서 "숙명은 바꿀 수 없지만 인생은 바꿀 수 있다"며 "절망적인 환경을 아름다운 풍경으로 바꾸는 담쟁이 같은 삶을 살아가라"며 학생들에게 용기를 줬다.

도 장관은 이날 일신여고를 방문해 특강을 펼쳤다. 이날 특강은 이 학교 학생 28명이 손편지로 도 장관을 초청해 이루어졌다.

도 장관은 '시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학생과 교직원 400여 명에게 자작시 '세시에서 다섯 시 사이', '나의 문학은 좌절에서 비롯됐다', '나는 늦게 피는 가을꽃 같은 사람이었다', '숙명은 바꿀 수 없지만 운명은 바꿀 수 있다', '흔들리며 피는 꽃', '담쟁이' 등의 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인생에 비유하며 경험담을 들려줬다.

도 장관은 "사람도 저마다 인생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데 여러분의 인생의 봄을 지나고 있을 것"이라며 "나의 10대는 너무 힘든 시기였고 내 문학은 그 좌절에서 비롯됐고 결국 늦었지만 인생의 꽃을 피웠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이어 "벚꽃이 일찍 피어 사랑받을 때 국화는 눈에 띄지도 않았지만, 가을이 되면 얼마나 아름답게 피는가"라며 "지금 인정 못 받고 돋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영원히 피지 않는 꽃은 없으니 희망을 품고 때를 기다리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실패와 좌절,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 본래 인생이고, 인생의 길은 다시 일어서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며 "주어진 숙명은 바꿀 수 없지만 느려 보이지만 함께 가다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벽에 사는 담쟁이는 식물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요소 중 2가지나 없는, 굉장히 힘든 환경을 부여받은 식물이지만 불평하지 않고 끝없이 움직여 운명의 벽을 넘었다"며 "앞으로 꿈꾸는 세상을 향해 가다보면 육중한 벽 앞에 놓일 때가 많은데 담쟁이처럼 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포기하지 않고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내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며 강의를 마쳤다.

인성교육 특강을 위해 4일 청주 일신여고를 방문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학생들과 손하트 인사를 하고 있다./신동빈
인성교육 특강을 위해 4일 청주 일신여고를 방문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학생들과 손하트 인사를 하고 있다./신동빈

학생들은 감사의 의미로 도종환 장관을 그린 초상화를 전달하고 초대 편지에 담지 못한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고은(2년) 학생은 "교과서에서 배운 시의 작가이자 TV에서 본 장관님을 직접 보고 특강을 듣게 되어 신기했다"며 "평생 기억될 강의를 친구들과 함께 들을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1997년과 2006년 이 학교 독서동아리인 '책사랑' 학생들과 인터뷰를 한 인연도 있다.

일신여고는 15년 전부터 매년 한두 차례 손 글씨 편지로 각계 명사를 '1일 명예교사로 초청해 강연을 들어왔다.

그동안 이원종 전 충북지사,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캐슬린 스티븐슨 전 주한 미국 대사, 박근혜 전 대통령, 장미란 선수, 김현숙 전 국회의원(일신여고 84년 졸업) 등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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