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영국에서는 당초 「재가복지」 개념이 출발점이 됐었다. 하지만 경제적·사회적 환경이 전혀 달랐던 우리의 경우 주로 수용시설을 통한 정책 실현이 주가 됐던 게 사실이다. 복지관 등 물리적 공간을 마련한 뒤 대상자들을 한데 모아 특정의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개념이었던 것이다.
 반면 빈민층 등 소외계층 거주지를 방문, 대상자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그에 합당한 복지서비스를 시행하는 「재가복지」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확대된다고 한다. 가장 안전한 공동체로 상정되는 가정 유형에 부합할만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경제적 자원과 인적 자원의 공급이 뒤따라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같은 점에서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재가복지 개념을 수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펼쳐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일찌감치 재가복지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복지관 등 사회복지기관은 물론 기타 사회단체와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내용의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영동과 옥천군 등 보건소에서 추진하는 방문의료서비스 혹은 방문보건사업은 그 대표적인 경우라 하겠다. 의과, 한방의, 치과,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보건인력들이 팀으로 구성돼 의료 취약지 및 저소득층 밀집지역 주민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내용의 이 사업은 일반진료는 물론 방역과 예방접종, 의약상담 등 보건행정 업무를 담당한다. 경제적·물리적 여건이 열악해서 직접 의료기관을 찾지 못하는 소외계층들에게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종류별로도 서비스 대상자들의 환경과 신체적 장애 여부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거동이 불편한 중증 환자 등 집중관리대상자는 주 1회 방문으로 욕창관리, 피부관리, 체위변경 지도를 실시하는가 하면, 정신장애자의 경우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정신치료도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방문서비스로 실시되고 있는 목욕 및 이·미용 사업은 얼핏 대단찮은 것으로 보이기 쉬워도 이용자들에게는 매우 적절한 복지서비스라 할만하다. 신체적 장애가 있는 노인들이나 고령의 독거 노인들에게 목욕이나 이·미용은 설사 경제적 여건이 허락한다 해도 쉽게 엄두를 낼 수 없기 마련이다. 일일이 손과 발이 돼주는 누군가가 필요하지만 농촌지역에서는 설사 가족이나 친지가 주변에 있더라도 마땅히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문서비스는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의 수고로 이루어지고 있다. 마침 지난 26일 청원군자원봉사센터도 2002년 자원봉사 사랑 나누미 출발식을 갖고 무의탁 노인 및 재가장애인의 빨래나 목욕, 집안정리, 도배 등을 돕는 환경정화운동 등 좀더 세심하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다짐한 바 있다.
 열악한 환경에 처한 이들의 소외감을 해소하고 양질의 환경을 제공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는 질과 양에 있어 더욱 광범한 확산이 요구된다 하겠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좀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도 절실하지만 이러한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계, 배치하는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도 빨리 구축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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