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우리나라 축구국가대표팀이 한단계 성숙된 모습으로 스코틀랜드의 경기에서 승리한데 이어 21일 전국민의 관심속에 치러진 축구종주국 잉글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수면아래 머물고 있던 열드컵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참가국들이 속속 입국하거나 이미 본거지를 차린 외국언론들도 월드컵 준비에 만족스러움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정치권에서는 어지러운 정국을 연출하고 있고 노동계에서는 전면파업을 예고, 자칫 손님을 불러놓고 집안싸움이나 벌이는 볼썽 사나운 모습을 연출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한동총리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지난 서울올림픽때처럼 정치권이 정쟁을 중단해 월드컵에 국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에서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월드컵에 따른 경제적 이익은 일본이 차지하고 우리는 실속없는 잔치만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는 마당에 민주노총마저 22일 전국 1백여개 사업장 2만여명이 부분파업에 돌입한데 이어 투쟁강도를 높여나가기로 했단다. 물론 국민의 관심이 월드컵에 쏠린 틈을 이용해 비리 탈법을 저지르거나 대충 얼버무려 묻어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또 월드컵을 볼모로 정당한 노동자들의 요구를 잠재우는 일도 생겨서는 안될 일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쟁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할 일은 해야하고 사용자와 노동자의 임금협상 등도 차분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전세계인의 이목이 우리나라에 쏠리고 있는 만큼 월드컵 개최 국민의로서의 의무감은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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