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귀향부부가 만들어 가는 '달달한 보은 이야기'
올해로 정착 3년…서울 못지않은 비주얼·맛·재료로 명성
외식조리학과 출신 전문 쉐프부부·하얏트호텔 근무 경력
7시면 캄캄하던 거리에 희망의 불빛…달본거리 조성 꿈

'달본 106' 박선용·이연주 부부
'달본 106' 박선용·이연주 부부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보은군 보은읍 삼산로 6길 10(보은읍 삼산리 106-1)에 자리잡고 있는 '달본 106' 카페 & 베이커리'. 이 곳을 처음 찾은 방문객들은 하나같이 "보은에도 이런 곳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한다. 박선용(34), 이연주(35) 부부가 2016년 4월 문을 이 곳은 음식이면 음식, 빵이면 빵, 커피면 커피의 정수를 선보이며 보은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고 있다. "시골이지만 도시 부럽지 않은 새로움을 전해주고 싶다"는 이 부부의 귀향스토리 속으로 들어가 본다. / 편집자


# 스파게티·치킨커리 & 빵 & 커피 모두 유명세

'달달한 보은'의 줄임말에 이 곳의 번지수인 106이 결합된 '달본 106'은 우송대 외식조리학과에서 캠퍼스 커플로 만나 9년 연애 끝에 결혼한 쉐프 박선용, 이연주 부부가 남편의 고향인 보은에 "대도시에 뒤지지 않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문을 열었다.

"행복하게 살려고 보은으로 돌아왔습니다. 원래 40살이 되면 보은에 귀향해 살자고 했는데 시아버님이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그 계획이 2016년으로 앞당겨졌죠."

알고 보면 이들 부부는 정통 쉐프의 길을 걸어온 실력가다. 우송대 외식조리학과 졸업 후 남편은 서울 하얏트호텔과 외식업체 메뉴개발부를 거쳤으며, 아내 이연주 씨는 미국 하얏트호텔과 서울의 유명 프라이빗 레스토랑에서 일한 재원이다. '달본 106'이 손님들에게 만족한 음식과 빵, 음료를 선보일 수 있는 것은 이러한 탄탄한 스펙과 다양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은 수제돈까스, 인도스타일 치킨커리, 미트볼 토마토 스파게티 등의 식사류와 연어 아보카도 샐러드, 구운 사과 베이컨 치즈버거, 자이언트 핫도그 등의 버거 & 샐러드, 그리고 다양한 저온숙성 베이커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천연발효와 저온숙성을 거쳐 3일 만에 선보이는 10여 가지의 빵들은 건강과 식욕을 모두 잡으며 세련된 비주얼을 자랑한다. 특히 치즈 치아바타, 올리브 치아바타, 앙버터 치아바타는 대전, 옥천, 청주 등지의 단골손님들이 선주문을 할 만큼 인기가 높다.



#캄캄한 동네 환하게 비추는 인테리어도 '눈길'

달본 106 매장전경
달본 106 매장전경

"원래는 이 가게 자리가 7시만 되면 암흑처럼 캄캄한 동네였어요. 그래서 일단 눈에 띄게 간판을 크게 걸자 했죠. 그리고 주변을 환하게 밝힐 수 있는 조명에 신경을 써서 매장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달본 106'은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흰색과 검은색 스트라이프 차양에 외국에서 본 듯한 메인 간판 등 진회색톤과 노랑색이 결합된 깔끔한 인테리어로 시선을 끈다. 또 매장에 들어서면 그림으로 크게 그려진 메뉴판과 이들 부부의 각종 요리경연대회 상장 및 자격증, 그리고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피규어들이 눈에 들어온다.


# 접시에 담긴 건강한 재료와 맛·정성 '입소문'

달본 106 매장 내부 모습

"거창한 경영철학은 없지만 저희 부부 둘 다 요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음식 가지고 절대 장난치지 말자, 진심을 다해서 손님을 대하자, 더 주되 덜 주지는 말자라는 마인드로 일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재료와 맛, 정성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달본 부부의 진심이 음식을 통해 전해지면서 단골손님도 늘고 있다. 부산에서 귀촌한 한 어르신 부부는 일주일에 3~4번씩 지정석에 앉아 음식도 즐기고 새로 생긴 동네음식점의 메뉴와 장점을 전해주며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인근에 사는 시어머니는 팥빙수 재료로, 서울에 사는 한 살 위 형과 형수는 최근 유행하는 푸드 트렌드와 새로운 빵 등을 택배로 보내주며 힘을 보내주고 있다.


# 대도시 못지않은 새로움 보여주는 게 꿈

남편 박선용 씨는 이런 고향에서의 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고향으로 돌아오길 잘했죠. 새벽 6시부터 오픈 준비를 시작해 밤 10까지 육체적으로는 고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서울보다 행복합니다. 특히 두 아들이 할머니 곁에서 자라는 것이 흐뭇하고, 엄마 아빠가 일하는 것을 아이들이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좋습니다."

매장 한 켠에 써 있는 '달본 106은 요리와 음식이 주는 즐거움을 나누는 공간입니다'라는 말이 모토이자 지향점이라는 이 부부는 '달본 106'을 중심으로 '달본거리(달달한 보은 거리)'를 만드는 게 앞으로의 꿈이다. 디저트 가게, 케익 전문점 등 시골이지만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이들 부부의 소박하고 진심어린 소망이다.

이것이 행복한 공간을 누리는 '달본 106' 팬들이 서울에 살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작은 희망의 씨앗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이 젊은 부부를 응원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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