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와 술 및 떡 그리고 부침개 등 온갖 음식을 차려놓고 한동네의 마을 잔치가 열렸다.
 마을 주민들은 물론 이웃 마을 주민들까지 초청하여 벌인 마을 잔치는 큰 잔치상을 차려놓고 한턱내고 한턱먹으며 춤도추고 노래도 하면서 한데 어루려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마을 잔치를 연 주민대표가 나서 한마디 했다.
 『안녕 하십니까. 오늘 마을 잔치를 열게된 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마을 주민 모두의 건강과 우리 마을의 발전을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나가자는데 있습니다. 또한 이웃 마을 주민들을 초청한 것도 똑 같습니다. 우리 마을 혼자서만 잘 살자고 노력해서는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웃 마을과 힘을 합쳐 노력할 때 그 힘은 더욱 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니 아무쪼록 마음껏 먹고 춤추고 노래하며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내일부터는 또다시 각자의 일터에서 땀흘려 일합시다. 마을 주민 여러분.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흙은 우리가 쏟은 정성과 땀 만큼 우리들에게 꼭 보답 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처럼 흙과 같은 진실함 속에서 이웃을 사랑하고 마을의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 나갑시다.』
 마을의 잔치는 무르익어 즐거운 한마당이 이루어졌으나 음식이 동이 나고 술독이 비면서 잔치가 끝나갈 무렵엔 술에 취한 사람들의 술주정이 시작 되고 급기야는 마을 잔치가 마을의 성토장으로 변해 주민들이 삼삼오오 패거리로 나누어지면서 난장판이 되어갔다.
 한편에서 『마을 잔치를 위해 너희들이 한 일이 무엇이냐』고 큰소리 치자 다른 무리들도 『그러는 너희들은 마을의 발전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느냐』며 서로 얼굴을 찡그리고 주먹을 불끈 쥐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이들의 술주정은 막말과 함께 몸싸움으로 이어지면서 마을의 발전을 해치는 저런놈은 마을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소리를 쳤으며, 또 한편에서는 누가 마을에서 떠나야 할 놈인지 모른다고 악다구니 하고 나아가 주민들은 이런 잔치를 연 사람은 책임을 져야 마땅 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떠들고 급기야는 잔치상이 엎어지면서 그릇이 깨지는 등 잔치 마당은 난장판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렇게 잔치를 끝낸 주민들은 이튿날 음식쓰레기에 깨진 그릇 등으로 난장판이 되어 있는 마당을 청소 하며 깨진 그릇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래도 쓸만한 그릇은 깨끗하게 닦아 놓는등 설거지를 하면서 이제는 우리 마을도 진정으로 변해야 한다고 한마디씩 하기 시작 했다.
 깨진 그릇을 쓰레기통 속에 버리던 한주민이 나서 『우리마을은 주민대표를 바꾸어야 한다』고 하자 또 다른 주민은 『주민대표 뿐만이 아니고 책임질 사람은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하고 대표를 다시 뽑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옆에서 쓸만한 그릇을 깨끗하게 닦던 주민은 『맞아 버릴것은 확실하게 버리고 쓸만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도 잘 살펴 봐야해. 그렇지 않고는 또 언제 우리마을이 난장판으로 변할지 몰라 설거지는 깨끗하게 해야해』라며 손길이 분주하다.
 요즘 지방선거란 잔치(?)를 치른 정치권의 뒷설거지도 이처럼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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