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농업정책은 정부는 물론 관련단체와 농민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전반적인 재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이제 쌀을 비롯한 마늘 등 농축산물의 시장개방을 앞두고 우리의 농촌은 시장경쟁력은 물론 과잉생산 등에 따른 재고처리와 농축산물의 가격폭락으로 설자리를 잃게될 것이다.
 요즘 우유 재고량이 사상 최대로 남아 돌면서 낙농가들이 애를 태우고 있어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에따라 충북도와 농협 등은 우유 팔아주기 운동, 사랑의 우유 보내기 운동이나 젖소 도태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국내 적정 우유 재고량은 6천톤 규모인데 비해 7월 중순 현재 전국의 우유 재고량은 2만톤에 육박하고 있어 적정 재고량을 3.3배나 초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유 재고량이 급증한 것은 전년에 비해 생산량은 10%나 증가 했으나 소비량은 3%정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같은 축산농가들을 위해 힘을 합쳐 어려움을 헤쳐 나아가야할 청주우유농협을 비롯 괴산축협과 음성축협 진천축협 등이 노·사간의 단체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서 축산농가들의 어려움을 강건너 불 보듯 하고 있어 누구를 위한 조합이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한 우리의 주식이며 식량안보 차원에서 생산·관리 되어지고 있는 쌀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는 15일 재고 쌀 4백만석 가운데 최소 2백만석 이상을 올해 쌀 수확이 시작되는 10월 이전에 가축 사료용으로 방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나머지 2백만석은 해외에 무상원조키로 하고 세계식량기구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재고 쌀 처분은 서해교전으로 인해 대북 쌀지원이 사실상 어렵게 되었으며 수확기 이전에 2백만석 이상의 재고 쌀을 처분치 못하면 창고 부족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비상대책이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이로인한 재정손실도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농민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은 정성과 흘린 땀으로 생산된 우리의 주식인 쌀이 이제 남아돌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것은 정부의 생산과 소비를 감안한 농업정책이 부재했기 때문이며 이제부터라도 쌀 시장상황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국민들의 협조 속에서 쌀시장개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야 우리의 농촌이 살아갈 수 있다.
 아울러 지난 2000년 7월 「한·중 마늘분쟁」 당시 정부가 올해 말로 끝나는 중국산 마늘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더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중국측과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2003년부터는 중국산 냉동·초산 마늘을 우리의 민간기업이 자유로이 수입할 수 있게 되어 마늘 재배 농가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모르고 농협중앙회는 지난 6월 28일 『중국산 마늘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오는 2006년 말까지 4년간 더 연장해달라』고 정부에 신청 했다고 하니 정부의 농업정책이 있는지, 있으면 어디로 흘러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농심이 천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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