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 '캄머쟁어' 호칭 부여
'지방대'라는 말은 더이상 의미 없어 무대 서는 그곳이 바로 세계 중심"
젊은이들에게 귀감 되도록 모든 무대서 노력하는 가수로
 

연광철 성악가 / 뉴시스
연광철 성악가 / 뉴시스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충주 출신의 세계적인 성악가 연광철(54·베이스)전 서울대 교수가 최근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인 '캄머쟁어(Kammersaenger·궁정가수)' 호칭을 받았다.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슈타츠오퍼)은 지난달 21일 베이스 연광철에게 '캄머쟁어' 호칭을 수여했다. '캄머쟁어'는 최고의 성악가에게 부여되는 장인 칭호다. 왕정시대 때 기량이 뛰어난 성악가에게 왕이 수여했던 것으로, 당시에는 '호프캄머쟁어'로 불렸다. 지금까지도 독일어권에서 활동하는 성악가들에게 가장 영예로운 타이틀로 꼽히고 있으며 현재는 독일 주 정부 차원에서 수여한다.

베이스 연광철은 '캄머쟁어' 호칭을 수여받은 날부터 7월 2일까지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베르디 오페라 '맥베스'에 출연한다. 연광철의 무대에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등이 함께 출연한다. 현지에서 공연 중인 연광철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의 영예 '캄머쟁어(궁정가수)' 호칭을 부여받았다고 들었다. 이런 호칭을 부여한 이유가 있다면?
-캄머쟁어는 독일 주 정부에서 수여하는 것으로 일종의 명예호칭이다. 독일의 오페라는 모두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무대에서 오랫동안 공연해 왔으며 그 성과가 특출하다고 여겨지고 다른 이들에 귀감으로 될만한 가수에게 수여하는 것이다.

▶궁정가수의 역할은 무엇인가?
-궁정가수의 특별한 역할은 없지만 젊은이들에게 모범이 되는 연주를 해야되지 않겠나. 다만 베를린의 궁정가수는 명예 전속 단원이 되며 베를린 극장에는 시즌마다 한 두 작품씩 출연하게 된다.

▶캄머쟁어 호칭을 받은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그동안의 제가 해왔던 일에 대해 독일 정부 차원에서 인정해 준 것에 대해서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베를린 오페라 극장에는 그동안 여러 캄머쟁어들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사람들로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나 페터 슈라이어 같은 대가들이 있다. 오페라 무대에서나, 예술가곡 해석에서도 독보적인 그들은 모든 성악인들의 모범이 될 만한 사람들이다. 저에게는 기쁜일을 넘어서 무척 영광스런 일이다. 젊은이들의 귀감이 되도록 모든 무대에서 더 노력할 생각이다.

연광철 성악가
연광철 성악가

▶이번에 공연되는 멕베스에서 맡은 역할과 어떤 마음으로 임하실 것인지, 또 세계 최정상 성악가들과 한 무대에 서는 감회가 어떠한가?
-베를린에서 맥베스는 이미 세번의 공연을 마쳤고 앞으로 두번의 공연이 더 남아 있다. 언제나 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 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서울대 교수직을 그만둔 이유는?
-무대에서의 가수활동에 더 전념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데 국내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국내에서는 오는 9월에 대구 오페라 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된다.

▶지방대 출신 성악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지방대라고 하는 말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더욱 좁아졌고 이제는 그 어느 곳도 중심이 아니며 그 어느 곳도 지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무대에 서게 되든지 공연을 할 때는 바로 그곳이 세계도시의 중심무대이며 자신의 최고를 보여주어야 하는 무대라고 생각하기 바란다.

▶앞으로의 계획은?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공연해 나아갈 것이다. 

베이스 연광철은
1965년생 충주출신으로 청주대학교 음악교육과를 졸업한 후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음악원, 베를린 국립음악대학에서 수학했다. 1993년 파리 국제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 전속 단원으로 활동했다. 독일 바이로이트·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영국 로열코벤트 가든 등 세계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20여 년간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2015년에는 제9회 대원음악상 대상 수상,  2018년 제28회 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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