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본보에는 「새희망」이라는 이름의 작은 모임 결성 기사가 실렸다. 충북대병원 소아과 전문의 박현진교수와 생활복지사 김영숙씨 등이 주축이 되고 김선아씨가 대표를 맡은 이 모임은 충북대병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소아암, 백혈병 환자 15명의 환자 부모들이 치료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새희망」은 주변의 관심이나 경제적 도움 없이 힘들고도 외로운 싸움을 버텨가고 있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우선 스스로 연대하면서 자그마한 희망의 불씨라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경우 완치율이 70%에 달하지만 오랜 치료기간과 경제적 부담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어린이들이 적지않은 우리 현실을 어떻게든 돌파해보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백혈병을 비롯한 소아암 환자들은 10만명당 한명꼴의 발병률을 보인다. 이에 따라 해마다 국내에서 소아암 진단을 받는 어린이들이 1천2백여명에 달하고, 도내에서도 약 50명의 새로운 어린이 환자들이 병마와의 싸움을 시작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새희망」 결성 이전까지 도내에서 어린이 암환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전무한 형편이었다.
 인근 대전지역만 하더라도 충남대병원에 이들을 위한 별도의 쉼터가 있고, 한국 야쿠르트의 지원금 1억원으로 마련한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무료숙박시설인 사랑의 보금자리도 있다. 이 사랑의 보금자리는 자원봉사자들이 학습지도, 아동놀이, 미술지도, 종이접기, 컴퓨터 교육을 담당, 장기간 입원치료로 인한 학업과 정서상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또한 병원 주변에서 월세방을 얻어 병간호를 하는 환자 가족들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다른 지역도 기업과 희망자들이 후원회를 구성하고 성금을 마련해 부모들 정례모임이나 어린이 생일, 어린이날 잔치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가며 환자와 가족들을 격려하고 있어 어린이 암환자들이 철저히 외면당하는 우리 현실과 대조된다.
 채 꽃봉오리를 피우기도 전에 사그라들 위기에 처해있는 어린이 암환자들에게 따뜻한 후원의 손길이 절실하다. 물론 가장 급한 것이 경제적 지원이겠지만 만족할만한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장기간 투병생활을 하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또래 집단과의 교류를 차단당해야 하는 어린이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여러가지 사회적·교육적 지원을 조직화하는 것은 주변의 관심과 정성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소아암 완치 경험을 가진 이들과의 정보교류를 체계화하는 일종의 커뮤니티 구성도 유용할 것이다.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불안감과 피로감을 해소시켜 주면서 치료의지를 배가시키는 실질적인 효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충북대병원의 권역별 응급센터 지정 취소를 밝힘에 따라 난치병 어린이환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응급센터 내 골수이식 센터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암담해 할 「새희망」 가족들과 다른 모든 어린이환자 가족들에게 좀더 많은 도민들이 희망과 기쁨을 나누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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