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에 '안마방'이 설치돼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교육청 청사 내에 뜬금없이 안마방이 설치돼 논란이 일기는 하지만 의도가 반드시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도교육청은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직업 실습기회를 제공하고 직원복지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각장애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안마기술로 많지 않지만 돈을 벌 수 있고 바쁜 업무에 지친 교육청 직원들은 공짜로 안마를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라고 할 수도 있겠다. 직장을 다니는 도민들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사업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 다 보면 교육청 내에 과연 이런 시설이 필요한지 합리적인 의문을 품게 된다.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사 내 사랑관 1층 사무실을 리모델링해 시작하는 안마방 사업 명칭은 어울림'休'(헬스키퍼)다. 김병우 교육감이 올 초부터 추진한 사업이라고 한다. 재선에 성공하면서 이 사업이 탄력을 받은 것이다. 안마 서비스를 제공할 청주 맹학교 학생들에게는 1일 6시간 근무 기준으로 각각 월 100여만 원 내외의 인건비가 지급된다고 한다. 미리 예약을 받아 운영하며 이용료는 무료다. 충북교육청측은 "외부에서 봤을 때 잘 모르는 사람은 오해할 수 있지만, 직원 복지 측면보다는 장애 학생의 직업 실습기회 제공이 더 크다"며 "현재 청 내에서 운영 중인 진로직업체험시설 어울림 방 카페와 더불어 특수교육대상 학생에 대한 사회화 훈련 프로그램의 연속선상에서 추진하게 됐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청 내 직원들조차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직원들이 업무시간에 안마를 받을 만큼 한가하지도 않을뿐더러 상사 눈치를 보면서 안마서비스를 이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용자 정보가 노출된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특히 안마 실습에 나서는 시각장애학생들은 남녀 각 1명뿐이다. 그런데도 학생들에게 현장실습기회를 제공한다는 명분이 턱없이 약하다. 물론 교육청내 안마방은 충북이 처음은 아니다. 강원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모두 케어'라는 이름의 '안마방'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충북교육청은 "강원교육청의 경우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했지만 과연 사실에 근거한 말인지 의심스럽다. 강원교육청의 '모두 케어'는 직원뿐만 아니라 도민들에게 개방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이용객이 하루 3~4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충북교육청이 안마방을 명칭만 그럴듯하게 붙여놓는다고 해서 도민들의 공감을 받기는 힘들 것이다. 교육청 직원들의 컨디션관리를 위한 복지 사업이라면 몰라도 시각장애학생들의 실습과 일터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좀 더 고민했어야 했다. 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무료안마 대상도 교육청 직원이 아니라 '노약자'등 도민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사회적 공감대를 높여야 했다. 시각장애 학생들이 제대로 쉴 곳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실습이라는 이름으로 안마방에 동원된다면 공짜로 안마를 받는 교육청 직원들은 얼마나 마음이 편할지 궁금하다. 이런 식의 보여주기 행정이 반복되면 도교육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질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