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청년창업사관학교가 새로 신설돼 입교자를 모집한다.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 클립아트코리아
충북청년창업사관학교가 새로 신설돼 입교자를 모집한다. 사진은 칼럼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 클립아트코리아

[중부매일 사설] 정부가 창업 지원 청년창업사관학교 가을학기 입교자를 모집한 결과 2천명 넘게 몰려 3.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올해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연초 정규과정으로 입교한 450명까지 모두 1천여 명 규모로 운용된다. 물론 일자리를 찾아 방황하는 청년들이 부지기수인 것을 감안하면 창업사관학교 학생 수는 매우 적은편이다. 하지만 올 들어 청년실업률이 11%를 넘어 사상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상황에서 '청년창업'에 뛰어들기 위해 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하는 젊은이들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 입장에선 뽑히기만 하면 사업계획 수립부터 사업화, 후속 연계 지원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어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하지만 특화된 기술과 사후관리로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중진공의 지원조건은 선발된 창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 하다. 선발된 창업자는 1년간 사업비의 70% 이내에서 최대 1억 원까지 시제품 제작, 기술개발 등에 드는 사업비와 창업 공간 제공, 실무교육, 기술과 마케팅 전문가의 밀착코치 등을 지원받는다. 뿐만 아니라 졸업 후에도 성장촉진 프로그램을 적용해 정책자금, 마케팅, 수출, 투자유치 등 연계 지원으로 성공 창업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사후 관리된다. 중진공의 지원으로 성과도 눈여겨 볼만 하다. 작년 하반기까지 1천930명의 청년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해 매출 1조1천769억 원, 지적재산권 등록 4천167건, 일자리 창출 4천617명 등 성과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청년창업의 확산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생존율이 극히 낮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신생기업의 생존율이 20대 기업은 1년 53.4%, 2년 36.0%, 3년 26.6%로서, 이는 전체 기업의 생존율에 비해 크게 낮다. 창업 구조 측면에서 20대 창업에서는 '혁신'과 '일자리 창출' 모두 기대하기 힘들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정부가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청년상인'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폐점하는 청년상인 점포가 늘고 있다. 청년들이 의욕만 갖고 뛰어들기에는 현실의 벽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하고 도전정신을 가져야 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갈 곳을 잃은 채 암울한 현실에 신음하는 사회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긴 힘들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은 정부와 대기업이 함께 나서야 하지만 취업만 능사는 아니다. 경험만 쌓는다면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창업도 대안이다. 이런 점에서 청년창업사관학교가 늘어나야 한다. 물론 창업실패로 청년창업자들이 의욕을 잃고 금쪽같은 세금만 잡아먹을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하더라도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 스타트업의 엔진인 실리콘밸리는 실패를 경험과 자산으로 본다고 한다. 청년창업자들이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자본을 지원하고 제도를 갖추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