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소방복합치유센터 충북혁신도시내 위치도와 주변 개발계획도<br>
소방복합치유센터 충북혁신도시내 위치도와 주변 개발계획도

[중부매일 데스크진단 최동일] 크고 작은 일이 늘 벌어지는 정치판이지만 최근 '기무사 문건'에다 '특활비'로 난장판이나 다름없는 상황속에서 큰 일이 하나 더해졌다. 많은 국민들의 애도속에 고(故) 노회찬 국회의원이 영면(永眠)했는데 이후 소속 정당인 정의당 당원 가입과 지지율이 상승하는 등 뜨거운 추모 열기로 인해 그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음에도 이같은 평가를 받는 것은 소신과 책임이라는 그의 진정성(眞情性) 때문일 것이다. 그와 바라보는 지점이 다른 정치인들까지도 한결같았던 언행에 대해 다른 말이 없는 것은 정성이 깃든 그의 진심을 설명해 준다 할 수 있겠다.

진정성을 얘기하다보니 '지극한 정성으로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는 고전의 한 구절을 인용한 영화속 대사가 떠오른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이 구절은 2014년 제작된 영화 '역린(逆鱗)'에 나오는 명대사다.

정조 즉위 1년 왕에 대한 암살시도가 이뤄졌던 어느 날 밤의 얘기를 다룬 이 영화를 통해 유명해진 이 구절의 원문은 '其次(기차)는 致曲(치곡)이니'로 시작하는 유교의 경전(經典)인 중용(中庸) 23장이다. 한학자(漢學者)나 고전(古典)을 연구하는 이들 정도만 알듯한 이 구절이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膾炙)되는 까닭은 영화에서의 이 대사가 주는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 구절은 실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정조가 영화속 장면을 통해 왜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지 그 까닭을 간명하면서도 깊은 울림으로 전해주고 있다.

민선 7기 시작된 7월 한달 지역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일 가운데 하나가 '소방복합치유센터'일 것이다. 지자체장의 임기가 바뀌는 시기에 본격적인 경합이 진행되면서 새 임기를 시작하는 단체장의 치적으로 포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관심도가 여타 국책사업 공모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더구나 정치적 입김으로 인해 충청권에서 전국으로 공모범위가 확대되다보니 당초 취지와는 다른 양상의 경쟁이 벌어지는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결국 우여곡절속에 음성 맹동 충북혁신도시로 결정됐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않아 보인다.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부장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부장

올 1월부터 공모가 시작된 이 사업은 지방선거로 인해 미뤄지면서 실제 승부는 지난 6월25일 2차평가 방식이 발표된 뒤부터였다고 한다. 1차에서 수도권에 뒤졌던 충북은 긴급하게 관련분야 전문가들로 자문위원을 구성, 일주일도 안되는 사이에 두차례 회의를 열고 2차평가 준비에 집중했다. 그 결과 다른 곳을 압도하는 보고서를 내놓아 역전극을 쓴 것이다. 기간이 짧았던 만큼 일을 맡았던 담당자들의 업무강도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을 것이다. 결과발표후 해당 부서 벽면에 이런 글귀가 나붙었다. '소방복합치유센터 충북유치 확정, 그 어려운 걸 또 해냈습니다', 자부심과 긍지가 담겨진 이 글귀에서 '또 해냈다'는 표현을 보니 이번 결실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평소의 정성이 배인 결과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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