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책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과 문화방송이 펼치고 있는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 덕분에 도서관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는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 없거나 공공도서관의 어린이 공간 시설이 열악한 지역들을 선정, 어린이 도서관을 지어주는 것으로 향후 10년 이상 계속될 공익사업이다. 지난 17일 전남 순천시 해룡면 상삼지구에서 제1호 도서관 기공식이 열린 것을 비롯, 대구와 금산이 1차 선정지로 결정됐고, 앞으로 12개 도시가 추가 선정된다. 이 프로젝트에는 현재 50여개 자치단체가 후보지신청을 접수할 만큼 문화갈증에 시달리던 국민들의 열렬한 관심과 성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내에서는 이미 지난 달 12일 참여신청을 마친 제천시가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 5일에는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어린이도서관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지난 12일 시민 서명운동과 함께 책 모으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자치단체 또한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혔으며 고암동 생활체육 공원 계획지역내 500~800평의 후보지를 선정한 바 있다.
 청주시도 뒤늦게 나섰다. 한대수시장이 12일 '책읽는 사회' 본부 사무처를 방문, 도서관 예정부지로 확보된 흥덕구 수곡동과 복대동 2곳을 후보지 신청했으며 15일에는 전국 의회에서는 처음으로 기적의 도서관 건립 유치건의문을 채택했다.
 자칫 지방자치단체간의 과열 경쟁양상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는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는 도서관 등 문화인프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척박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어린이들의 창조적 상상력의 출발점으로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기약하게 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특히나 제천시 등 대부분 지역에서 시민·사회단체가 한 마음으로 공공의 공간 창출에 동참하고 있는 것 또한 도서관 문화를 착근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 1987년 도서관법, 1991년 독서진흥법 등을 제정하면서 도서관을 교육, 정보 및 문화의 중심지로 정의하는 한편 공공도서관에 대한 종합적인 진흥정책을 국가차원에서 수립, 추진할 것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제적 이윤추구와 효율 우선의 발전전략 속에서 문화적 공공인프라로서의 도서관 건립에 대한 주장은 정책결정의 우선순위에서 멀찌감치 밀려나있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점에서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동참은 성숙한 시민사회 구현을 위한 인프라로서의 도서관 건립과 관련 정책을 외면해 온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분발과 각성을 촉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최근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에 고조된 관심을 단발성 이벤트로 소모하지 말고 지속적인 범국민 독서운동과 도서관 건립 운동으로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기적의 도서관 유치는 물론 교육유해 환경 지도 감독과 학교 내, 마을 단위 어린이 도서관 운동 등 좋은 교육 환경 만들기 시민운동을 꾸준히 펼칠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제천시 유치추진위의 활동은 이러한 방향성을 정확히 포착한 것으로, 향후 활동이 기대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