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방방곡곡 어디를 둘러보아도 물이 지천으로 흔하던 한반도가 21세기로 접어들면서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물 사용량의 증가와 더불어 수질 오염으로 '먹는 물'이 귀해졌기 때문이다.
 '돈을 물 쓰듯 한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물 사용에 대한 사람들의 체감지수는 거의 무감각에 가까웠다. 선진국보다도 1인당 물 사용량이 많은 점을 보면 그동안 우리가 물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왔음을 알 수 있다.
 공중 목욕탕이나 각 가정에서 물의 소비 형태를 보면 아직도 한심스런 수준이다. 샤워기를 숫제 틀어놓은채 목욕을 하는 사람이 많고 세면이나 양치를 할때도 수도꼭지를 개방하는 사례를 적지 않게 보게 된다.
 이럴 경우 실제 사용하는 양보다 하수도로 그냥 흘러버리는 배수량이 훨씬 많기 마련이다. 요즘들어 변기에 벽돌을 넣고 샤워할때만 물이 나오도록 하는 절수형 수도꼭지 등이 개발되고 있는 터이지만 아직도 생활화에는 미흡한 편이다.
 일본인들은 목욕을 유달리 좋아하지만 물을 아껴 쓰는데도 무척 신경을 쓴다. 가정에서 데워진 물을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뚜껑을 덮어놓은 후 다음 사람이 재사용한다. 청소 등 허드렛 물은 으레 재사용하는 물이다.
 소백산맥과 차령산맥에서 사시사철 무진장 흘러내러던 충북의 물은 대청댐, 충주댐 등 담수시설을 거쳐 충청권, 수도권의 젖줄로 공급되고 있다. 환경이란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북에서 생산되는 물로 충북인만 먹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충북도의 용수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01년에는 수요량이 공급량을 넘어서지 않았지만 오는 2006년부터는 부족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며 2011년께는 수요량 17억6천70만㎥에 공급량 16억5천270㎥로 수요량이 공급량을 훨씬 넘어서 용수부족 사태가 올 것으로 보여진다.
 2011년이라면 앞으로 8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때 가서 물꼬 싸움에 부대낄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첫번째 방안으로 댐 건설을 꼽고 있지만 이미 대형댐을 건설하여 수도권에 상당량의 용수를 공급하는 충북도의 처지를 감안하면 이농현상과 생태계 변화를 가져오는 또다른 댐의 건설을 충북도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물 아껴쓰기를 생활화 한다면 댐의 건설을 다소 줄일 수 있다. 국민 1인당 사용하는 물을 10%정도 아껴 쓸 경우 댐 6~7개를 덜 만들어도 되는 대체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부족 사태를 해결하는 장기적인 대책으로는 효과적인 조림정책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전국토의 산림에서 나무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을 합치면 전국 댐 담수량의 3배에 해당한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다.
 산림이 보유한 용수는 보이지 않는 용수의 보고(寶庫)요, 여과가 필요없는 무공해 청정수다. 장마때 물을 흡수·저장하였다가 갈수기에 슬슬 흘려보내니 얼마나 고마운가. 그러나 아무리 용수정책을 효율적으로 편다해도 사용자가 흥청망청 물을 쓰면 소용없는 일이다. 나부터 물 아껴쓰기에 앞장설 일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