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사우스 다코타주는 전통적인 농업·축산 지역이다. 상대적으로 관광자원이 신통치 않아 고심하던 끝에 천혜의 바위산을 이용하여 볼거리를 만들었다. 라슈모아산 천길 낭떠러지에 새긴 '큰 바위의 얼굴'이 바로 그것이다.
 이곳에는 조지 워싱톤 등 역대 4명의 대통령 얼굴이 엄청난 크기로 조각되어 있다. 그후 이곳은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이 웅장한 조각품을 보려는 관광인파가 연일 꼬리를 물고 있다. 이곳은 '기수를 북북서로 돌려라'라는 영화에도 등장한다. 큰 바위의 얼굴에서 벌이는 결투장면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참여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대통령 공약사업인 청남대 개방이 현실로 다가섰다. 소유권, 관리권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충북도로 이관될 모양이다. 충북도에 있는 청남대가 충북도로 소속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충북도와 사회단체 일각에서는 앞으로 청남대의 효율적 활용방안을 놓고 토론회를 벌이는 등 방향설정에 나서고 있다. 충북도는 테마공원의 육성, 산책로 조성 등을 구상하고 있고 대청호 담수로 최대 피해자가 된 문의 주민들은 청남대가 지역개발의 축으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과거 경비병의 눈초리가 매섭던 청남대 길목은 어느정도 개방되어 벌써부터 상춘객의 발길이 붐비고 있다. 굳게 닫혔던 철문이 열리면서 봄의 향기가 철문 밖으로 쏟아져 내린다. 산과 물이 어우러지고 개나리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오르는 청남대 길목은 혼자 차지하기가 너무 아깝다.
 대청댐 물을 충청권에서 공유하듯 자연의 혜택은 여럿이 누려야 한다. 따라서 청남대 활용은 공익 차원에서 모색되어야 하고 개발의 이익금중 상당액은 그동안 정신적, 물질적 압박을 받아온 문의 주민의 상처난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데 사용해야 한다.
 다만 이곳이 상수도 수질보호 구역이기 때문에 수질을 악화시키는 개발행위는 곤란하다. 수질을 그대로 보전하면서 명소로 가꾸려면 역시 테마 관광 코스라는 점 이외에는 별 해답이 없다. 역대 대통령이 휴양지로 사용했다는 역사적 사실 하나만 해도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된다. 잘만 하면 호수위의 '큰 바위 얼굴'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호수 주변의 관광자원 개발은 수질보전과 관광이라는 두가지 명제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무슨 수경분사식 분수를 만든다는 식의 단견으로는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문의 호반에는 이미 문화예술의 인프라가 구축되어가고 있다. 여러 예술인들이 창작촌을 만들고 있고 머지않아 미술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미 조성된 문의문화재단지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주말만 되면 청주, 대전 등지에서 행락객들이 찾아들어 역사문화 관광을 즐긴다.
 청남대 개발은 이러한 기존의 문화인프라와 연계시켜야 상승효과를 올릴 수 있다. 청남대~문화재단지~미술관~창작촌을 잇는 환상의 호반 패키지 관광코스가 충분히 가능하다. 산좋고 물맑고 바람소리 시원한 대청호반에서 찌든 마음을 헹구는 '대청호 판타지'를 꿈 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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