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기환경연구소 기상청 관측자료 분석
작년 겨울 적은 강설량·5월 가뭄 지속도 연장선상
도시 열섬현상 주원인…빌딩·도로 등 가열시켜 저장
춘천·홍성·청주 강내면 외곽 '하루·이틀'그쳐 '대조'

냉방기로 버티는 열대야 / 연합뉴스
냉방기로 버티는 열대야 / 연합뉴스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연일 사상 최악의 가뭄과 가마솥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 충북 등 전국 역대 최고기온 기록이 줄줄이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1일 강원 홍천의 낮 최고기온이 41.0도까지 치솟았다. 지금까지의 공식적인 최고기록은 1942년 8월 1일 대구의 40도가 유일하다.

이날 서울 낮 기온도 1994년 7월 24일의 38.4도를 뛰어넘어 기상관측 111년 만에 가장 높은 39.6도를 기록했다. 대전 38.9도, 충주 40.0도, 제천 39.8도, 청주 38.2도 등 충청지역 곳곳도 역대 낮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15.5일로 1994년 18.3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무더위로 인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열사병과 탈진 등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농축수산물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전력수요 증가로 인한 아파트단지의 정전사고도 지난해의 두 배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서민들은 올 여름 '전기료 폭탄'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이제 폭염은 일상화 됐다.

2일 고려대기환경연구소(소장 정용승)의 열대야 발생 분석에 따르면 아침에 주로 발생되는 하루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기록한 날을 열대야가 발생된 날이라고 정의한다. 올해 7월 17일부터 고온 다습한 열대 공기의 유입과 함께 장마기간은 비교적 짧고 장맛비가 적게 내렸다.

기상청 관측 자료를 분석해 보면 하루 최저기온 25도 이상의 열대야는 지난 7월 11일부터 27일까지 17일 동안에 서울에서 7일 발생 되였으나 예년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인천과 수원에서는 6일이 기록됐다. 부산, 울산, 광주, 목포, 제주, 울릉도, 여수 등지에서는 9~11일 관측됐으며, 17일 동안 14~15일이나 열대야가 발생된 곳은 청주, 포항, 대구 등이다.

강원의 춘천은 열대야가 1일만 발생됐고, 흑산도, 홍성과 청주 강내면 외곽지역은 열대야가 단 2일만 발생했다. 시골과 작은 도시에는 열대야가 적다는 방증이다.

예를 들어 인구 85만명의 청주 열대야 발생은 14일을 기록했으나, 서청주 교외(고려대기환경연구소)에서는 열대야가 25일과 27일 2일만 발생됐다.

이에 따라 열대야 발생은 주로 대도시에서 관측되며, 이는 도시영향으로서 열섬현상의 (heat island) 효과가 그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관측소의 위도와 고도의 영향이 있으나, 도시의 더운 열이 (도시 안의 수평·수직적인 크기) 공기 돔(dome)속에 유지되는 열섬 효과가 더 현저하다.

최악의 폭염으로 낮 최고기온의 기록을 연일 바꾸고 있는 가운데 8월의 첫날 오후3시께 청주 철당간 광장에서 시중에서 파는 디지털 온도계로 측정한 체감온도는 영상 44도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 김용수
최악의 폭염으로 낮 최고기온의 기록을 연일 바꾸고 있는 가운데 8월의 첫날 오후3시께 청주 철당간 광장에서 시중에서 파는 디지털 온도계로 측정한 체감온도는 영상 44도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 김용수

특히 여름철 강한 태양복사는 도시의 빌딩과 도로 등을 가열시켜 열이 지속적으로 저장돼 그 열기는 기온이 내려가는 새벽과 아침까지 발열될 뿐만 아니라, 공장, 주택, 자동차 등에서 인위적으로 배출되는 열이 첨가되고 각종 대기오염과 온실기체 영향으로 도시 중심의 열을 더 지탱하는 원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반면 도시 밖 교외지역과 시골의 초목 환경 위의 공기는 '복사냉각'이라는 열역학적 기구에 의거, 기온이 도시중심의 공기보다 재빨리 식어 25 C 이하로 내려가므로 시골에는 열대야가 잘 발생되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시골의 밤공기와 새벽 공기가 비교적 시원한 원인이다.

평균적으로 도시의 열대야는 지난 2016년에 1년 평균 약 8일 정도여서, 7월말 현재까지 예년보다 많이 발생해 사상 최악의 폭염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 열대야는 8월 말까지 열대야가 심했던 2016년 보다 훨씬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현재 북반구 곳곳에 평년보다 고온이 확장돼 한반도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중국의 기온 분포는 현저히 높게 발생되고 있다. 특히 중국 타크라마칸 사막과 고비 사막은 40도를 넘었고, 중국 동부의 중부와 남부가 36도 이상의 고온분포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풍상측 중국이 고온이므로 풍하측의 한반도는 당연히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중국 고온의 영향으로 지난해 겨울 한반도에 영향을 미쳐 강설량이 매우 적었으며, 5월 가뭄도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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