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반도체는 꼭 살려야 한다. 이 회사는 세계굴지의 반도체 생산업체일 뿐만 아니라 충북 수출의 버팀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하이닉스 반도체가 그 시련을 이기지 못하고 좌초한다면 충북 경제 기상도에는 틀림없이 먹구름이 밀려 들 것이다. 충북 수출의 약 35%를 차지할 정도로 덩치가 큰 하이닉스는 고용창출 등 지역 경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충북으로서는 사력을 다해 회생을 도모할 책무감마저 있다고 하겠다.
 이미 엄청난 채무를 안고 있는 하이닉스는 그동안 눈물겨운 자구노력을 기울여 왔다. 자회사와 부동산의 매각, 전체 임원의 20%를 정리하는 등 수족을 잘라내는 아픔을 감내해 왔다.
 이처럼 매각과 독자생존의 벼랑에서 끈질긴 생존의 줄타기를 목숨을 걸고 해왔는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으로 이번엔 미 상무부의 30% 관세부담 부과 방침이 외줄을 슬슬 갈아 먹고 있다.
 미 상무부는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주장을 수용, 하이닉스 채권단의 지원을 정부 보조로 간주해 30% 안팎의 관세를 부과할 조짐이다. 그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EU로 번저갈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이 정도의 상계관세가 적용될 경우 하이닉스의 부담금은 연간 2천억원대에 이르러 숨통을 더욱 조이게 된다. 또 새롭게 제출된 미국의 반덤핑 법안이 통과될 경우 보조금을 수출가격에서 차감하게 되는 이른바 반덤핑 제소를 당할 우려도 있다.
 설상가상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올라 치면 또 연타석 강펀치가 뜬금없이 날아들고 있다. 상처 투성이인 록키처럼 반도체의 링에서 이런 저런 파상공세를 받고 있지만 절대 쓰러져서는 안된다.
 이제와서 과거의 빅딜이 잘됐느니, 잘못됐느니 따져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중요한건 현재의 사정이고 어떻게 그 난관을 극복해 나가느냐에 있다.
 하이닉스 회생의 관건은 국제 반도체 가격의 상승에 있지만 이는 가뭄때 하늘을 바라보며 비오기만을 기다리는 천수답과 같은 상황이다. 목이 빠지도록 하늘을 쳐다볼게 아니라 지하수를 개발하고 물꼬를 틔는 보다 적극적인 회생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미 현지 공장 생산물량의 극대화, 시장의 다변화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와 충북도는 꼬인 국제 반도체 시장의 매듭을 풀어주고 충북도민들은 심정적으로 나마 성원을 보내야 한다.
 반도체 시장은 지속적인 투자를 필히 동반해야 생명력이 길다. 경영이 어려워 설비·연구 투자를 소홀히 한다면 종당에는 국제적 경쟁력을 잃고 만다. 하이닉스에 대한 도민의 우려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 D램 시장에서 몇손가락 안에 드는 하이닉스가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콩나물 시루에 물을 부으면 밑으로 다 빠져나가는것 같으나 어느날 보면 콩나물은 싱싱하게 자라있다.
 하이닉스가 생명의 콩나물로 회생하여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반도체 생산업체로서 우뚝서길 바란다. 온갖 역경을 딛고 담벽을 기어오르는 담쟁이의 질긴 노력을 교훈으로 삼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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